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전부터 언론과 전문가들은 인프라구축, 투기 과열 등 세종시가 당면할 여러 문제를 우려해왔다. 실제로 세종시는 특별자치시에 걸맞게 준비가 됐을까. 세종시의 현재를 담기 위해 고대신문이 세종시 첫마을과 편입지역을 17일(화)에 다녀왔다.
▲ 공사중인 세종특별자치시 행정구역(좌)과 자전거 도로로 유명한 한두리교 사진| 손유정 기자 fluff@kunews.ac.kr


세종시는 9월 국무총리실 완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었다. 첫마을은 세종시 신도심 중 처음으로 완공돼 분양이 완료된 동(洞)규모의 지역으로 아직까지 한적해 보였다. 식당, 제과점, 병원 등의 생활시설은 간판만 내건 채 비어있는 곳이 많았다. 마을 단지 내 버스승강장은 승강장 표시만 있을 뿐 노선 정보는 알 수 없었다. 김무(남·69세) 씨는 “약국과 병원이 아직 입주하지 않아 필요할 때면 대전까지 나가야 한다”며 “게다가 대중교통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많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뒤늦게 편입한 충청북도 청원군 부용면으로 향했다. 공주시·청원군 일부는 2010년 뒤늦게 세종시에 편입돼 불균형발전, 교육격차 등의 문제가 지적돼 왔다. 부용면사무소 직원 봉영근(남·33세) 씨는 “아직 주민들에게 와닿는 변화는 주소와 자녀의 학군변경 정도”라며 “언론이 예상하는 문제들은 말 그대로 ‘예상’일 뿐 5~10년은 지나고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민들은 이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첫마을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장은 “최근 입주 경쟁률이 49:1에 달하고 부동산 투기도 극성”이라며 “문제가 되긴 하지만 한편으론 세종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박노광(남·50세) 씨는 “전보다 택시 손님들이 확실히 많이 늘었다”며 “당장에 와닿는 변화는 없지만 이런 점이 세종시가 점차 발전한다는 증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반면 아쉬움을 내비치는 시민도 있었다. 밀마루전망대에서 만난 한 원주민은 국무총리실이 지어지는 공사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딱 저곳이 내가 살던 집이 있던 곳”이라며 “동네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기쁜 마음도 있지만 고향을 잃은 것만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2012년 7월의 세종시는 아직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이제 세종시가 출범한 지 한 달 남짓이다. 성급한 비판보다는 한발짝 물러서서 세종시가 목표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가능성을 지켜보는 인내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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