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상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 이따금씩 들리는 산새의 지저귐과 도랑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절로 마음이 평온해진다. 사진 | 김연광 기자 kyk@
둘레길은 기존에 있는 토막난 산길들을 수평으로 이은 길을 뜻한다. 북한산 둘레길은 총 10개의 구간으로 나뉘어있으며 구간 당 걸리는 시간은 소요시간은 한 시간 내외로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다. 기자들이 학교에서 쉽게 떠날 수 있는 둘레길 세 군데를 찾았다.

▲ 북한산 자연생태체험관 외관은 이처럼 한옥 모양으로 생겼다. 생태체험관 안에는 곤충과 새 모형이 전시돼있고, 바깥 마당에는 야생화가 가득 심어져있다
명상길

명상길은 북한산 형제봉을 돌아 걸어가는 길로 다른 길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편이지만, 가장 둘레길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르막을 걷기 시작한지 20분 정도 지나자, 참나무가 늘어선 흙길이 보인다. ‘철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걷다 보면 철학가 못지않은 사색에 잠긴다’던 독일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길처럼, 둘레길 중간 중간에 새겨진 명언을 되뇌이며 걷다보면 자연히 사색하게 되는 길이다.
내려가는 길목에는 넓은 바위 사이로 흐르는 계곡이 있다. 바위 위에는 먼저 와 간단하게 요기를 하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잠깐 쉬어가기 위해 바위에 앉자 근처에 있던 아줌마, 아저씨들이 고생한다며 기자에게 수박을 건넸다. 산을 좋아해 자주 다닌다는 분들의 넉넉한 인심까지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찾아가는 길 정문 앞에서 7721번 버스를 타고 국민대학교 정문 앞에서 하차, 북악터널 방향으로 걸으면 명상길의 기점인 정릉주차장에 도착한다.
거리 2.4km 소요시간 1시간 10분 학교에서 버스로 30분

▲ 솔샘길을 따라가던길 양 옆으로 무궁화가 수 놓아져있다
솔샘길
솔샘길 구간은 전체적으로 공원처럼 조성돼있고, 북한산 생태숲과 성북생태체험관이 있어 잠시 쉬어가며 볼거리가 많다. 생태숲 내에는 야생화단지와 작물재배지, 생태연못이 있다. 자주색 꽃창포가 소담스레 피어있는 생태연못 옆으로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계곡이 일직선으로 흐른다.
기점 부근의 울창한 소나무 숲은 경사가 급하고 계단이 많아 걷기가 힘들지만 맑은 솔향이 머리를 상쾌하게 한다. 솔샘길을 모두 걷기가 힘들다면 중간에 생태숲과 생태체험관으로 이어지는 공원길과 도로를 통해 버스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기점을 벗어나니 둘레길이 공원길처럼 이어져 둘레길 본연의 숲을 걷는 느낌을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러나 길을 찾기 쉽고, 걷기가 편하며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 때문인지 길을 지나는 동안 사람들이 가벼운 차림으로 삼삼오오 모여 운동을 하고,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찾아가는 길 길음역 3번 출구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110B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바닥에 솔샘길 방향을 안내하는 초록색 선이 칠해져있다. 
거리 2.1km 소요시간 1시간 학교에서 버스로 40분

▲ 박상수 교수와 제자들이 북한산에서 오붓한 한 때를 보내고 있다
흰구름길
흰구름길은 완만하여 걷기 쉽지만 근방의 둘레길 중 가장 긴 구간이다. 입구에서 10분 정도 걷다보면 폭이 넓고 얕은 계곡이 흐르는 빨래골이 있다. 빨래골은 물이 풍부하고 맑아 인근 주민들이 쉼터와 빨래터로 이용된 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설과 궁중 무수리들이 이곳에서 빨래를 하며 쉬어갔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계곡을 따라 숲길을 걷다보면 구름전망대가 등장한다. 전망대의 원형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산을 수평으로 지나가는 둘레길의 특성 상 주변을 감상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 3층 높이 전망대에 올라서니 시야가 트인다. 낮에 보는 것보다 해가 질 무렵 수락산이 붉은 노을에 물드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하니 늦은 오후에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찾아가는 길 길음역 3번 출구에서 1014번이나 1114번 버스를 타고 북한산생태숲 앞에서 내리면 된다. 
거리 4.1km 소요시간 2시간 학교에서 버스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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