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학기숙사의 수용률은 10~20%로 매우 저조하고 대학 자체적으로 기숙사 추가 건립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대학별 교지면적과 재정여건에 따라 자체기숙사 확보가 미흡해 교지면적이 5만m²미만인 대학의 기숙사 운영율은 40%에 그친다. 최근 활성화된 민자기숙사(BTO) 건립 방식이 공급확대효과를 가져왔지만 평균 월 20만원인 자체기숙사에 비해 높은 기숙사비(월 34만원)로 학생과 가계에 부담을 가중시켰다.
대학기숙사를 제외한 대학생 기숙사 운영 형태로는 지자체 운영 기숙사, 민간 운영 기숙사가 있다. 지자체 운영 기숙사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지자체에서 지방학생들을 위해 기숙사 건립․운영하는 향토학숙은 현재 서울에 총 13개가 있고, 2420여 명을 수용한다. 서울시에서 대학생 주거대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유스하우징 및 에듀하우스가 있다. 이외에도 민간에서 운영하는 농협기숙사와 종근당 고촌재단 장학관과 공공사업자 등이 운영하는 보금자리기숙사와 사학진흥재단의 기숙사사업이 있다.

대학생의 주거선호도와 실제 거주형태에는 큰 괴리가 있다. 대학생의 주거선호도는 전세(48%)>학교기숙사(41%)>월세(4.1%)>하숙(3.1%)>고시원(1.8%)인 반면 실제 주거형태는 월세(41%)>하숙(23%)>학교기숙사(17%)>고시원(14%)>전세(5%)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학생 주거비용이 가중되고 대학의 자체적인 기숙사 건립에 한계가 있는 반면 기숙사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가 예상돼 새로운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학생종합복지센터’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학생종합복지센터는 학생주거의 질적 향상과 지역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복합기능을 제공하는 개념의 주거형태다. 이는 학생주거의 기초기능과 함께 창업상담센터, 취업지원센터 등의 ‘생활지원의 기능’과 도서관, 멘토링 센터 등의 ‘학습지원 기능’, 더불어 산학 연계까지 가능한 기능을 갖춘다. 재단에서 설립․운영하고 월 5~20만원으로 소득에 따라 비용을 차등 적용한다. 대학 외부에 위치해 모든 대학의 대학생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기업 등 다양한 계층이 이용하게 한다.

새로운 개념의 복합 학생주거공간 마련을 위해 지역여건과 잠재력을 고려한 다양한 유형의 복지센터 조성이 필요하다. 거점형, 산학연계형, 커뮤니티 연계형이 바로 그것이다. 거점형 학생종합복지센터는 산학연계형과 커뮤니티연계형 학생종합복지센터의 컨트롤 타워이자 다양한 기능이 종합적으로 운영되는 지역거점형 대규모 학생종합복지센터이다. 산학연계형은 대학과 지역의 잠재력·특성 발굴을 통한 산학연계거점 조성과 지역균형발전 도모를 위해 지식기반산업 지원기능을 포함한 곳이다. 커뮤니티 연계형은 캠퍼스타운형과 주거커뮤니티 연계형으로 나뉜다. 캠퍼스타운형은 100인 수용 규모로 기숙사 수용율이 낮고 학생주거공간이 부족한 대학주변지역을 대상으로 저렴한 학생주거공간을 제공한다. 주거커뮤니티 연계형은 기존 주거지역 내에서 각종 주민교육지원 프로그램 등이 복합된 학생종합복지센터건립을 통해 지역, 대학, 학생이 윈윈할 수 있는 커뮤니티거점이다.

학생종합복지센터의 건립을 위해서는 시기별로 추진사업을 병행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무상양여가 가능한 부지를 모색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지자체의 지역개발전략과 연계해 학생종합복지센터의 유형별 부지확보 및 건립방안을 추진한다. 첫 번째 대안으로 자체시설확보 및 운영방안으로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공공기관 이전적지를 활용해 국공유지 무상양여 후 학생종합복지센터 건립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건축시설 매입 및 운영방안으로 일정규모 이상의 대규모개발사업과 연계하여 건립되는 건축물의 일부를 매입해 건립한다. 세 번째 대안은 공공시설을 무상양여 받아 운영하는 것으로 지자체에서 공공시설을 기부채납 받은 후 재단에 무상양여하여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다. 사업효과 극대화를 위해 전략적인 사업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단계적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학과 정부, 지자체의 상호협력과 정책의지가 더해져야 현재 대학생의 주거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기숙사 시설이 너무 부족해 고시원과 열악한 자취방이나 하숙 등을 찾아 전전하는 서울의 지방출신 대학생 11만 명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공공이 나설 차례다. 그간의 기성세대들은 대학생 주거 복지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반문하며 깊은 성찰을 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의 파워는 대학이다. 대학에 있는 모든 학생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학생들을 위한 주거복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조덕근 남서울대 교수·부동산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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