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과 안암총학생회와의 관계가 조만간 새롭게 재정립 된다. 안암총학생회는 다음주로 예정된 정책투표를 앞두고 한대련 탈퇴 정책투표 홍보책자인 ‘한대련 파헤치기’를 5000부 인쇄해 교내에 배부했다. 정책투표의 결정과정과 한대련에 대한 설명부터 고려대와 한대련의 관계, 탈퇴 찬반의 근거를 짜임새있게 정리했다. 홍보책자에서 한대련 탈퇴에 대한 안암총학의 열과 성이 엿보일 정도다.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것은 각 건물 배부대에 정갈히 꽂힌 홍보책자에 관심을 두는 학생이가 별로 없어보인다는 것이다. 안암총학은 학생들이 홍보책자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조차 한대련 탈퇴를 꼭 해야만하는 이유라고 덧붙이지만,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책자가 서글퍼 보이는 건 사실이다.

한대련에 대한 공방은 언뜻보면 치열해 보인다. 한쪽에서는 여전히 한대련의 반값등록금 성과를 언급하며 한대련 규모의 대학연합체 필요성을 강조한다. 안암총학은 한대련의 짙은 정치적 성향을 지적하며 한대련에 끌려다녔던 지난 총학의 모습을 환기시킨다. 한대련 탈퇴를 통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학생회인가’를 명확히 하겠다는 포부가 당차다. ‘한대련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겠느냐’는 반문에 대한 나름의 답변으로 정치적 성향이 없는 전국대학총학생회까지 제시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모르고 관심조차 없는 공방은 공허해질 뿐이다. 재학생의 10%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면 되는 정책투표를 한다는 것도 학생들의 무관심을 고려하여 학생들이 직접 결정했다는 명분까지 채우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다.

결정의 주인이 돼야 할 학생들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면 어느 한쪽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그 폐해는 또다시 일반학생들이 떠안게 된다. 관심을 좀 갖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변화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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