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행복은 나누면 두 배가 아니라 무한정 커진다. 이 사실을 온전히 느낀 시간이 있었다. 지난 8월 6일부터 3박 4일 동안 고창 아모스 요엘원에서 열린 교육 캠프(요엘원 캠프)가 바로 그것이다.

요엘원 캠프는 다른 캠프보다 특별하다. 미취학 아동부터 수능을 보는 고3 수험생까지 인원 분포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나는 중학생 영어 수업을 맡았고, 나는 보드게임을 이용한 영어수업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처음엔 꽤나 어색하기만 했다. 과연 내가 준비한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과 3일 후까진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들었다. 하지만 봉사단의 아름다운 전통인 큰절을 하고, 함께 밥을 먹으니 걱정은 다 사라졌다. 식사를 하고 아이들과 편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서서히 친구가 됐고, 어느새 아이들의 형이 돼있었다.

캠프 기간 선생님들의 인기는 연예인 인기 저리가라다. 연예인이 되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의문이 들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겠다는 열정이 있는 학우라면 요엘원 캠프를 가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둘째 날엔 본격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내가 준비한 보드게임과 영어를 접목시켜 영어 문장을 만들어 말할 수 있게 한 수업의 결과는 아주 좋았다. 아이들은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장을 만들어 냈고, 어떤 아이는 나와 다른 선생님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생각해 냈다. 스스로도 굉장히 영감을 많이 받았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소중하게 느껴진 시간은 멘토링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진정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어떤 것이고,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이 어떤 것인지 얘기를 들어주고, 아이들에게 스스로 주제에 대해 적어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이 시간을 통해 우리는 각별한 사이가 됐다. 아이들이 이러한 시간에 얼마나 목말랐는지를 깨달았고, 우리들을 통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뭉클했는지 모른다.

이렇게 알차게 머릿속에 지식을, 가슴속에 사랑을 심어주고 나면 그다음은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이 아니겠는가. 셋째 날엔 함께 해수욕도 즐기고 사내아이들과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며 하나가 된다. 아이들과 함께 준비하는 장기자랑에서는 아이들의 끼에 혀를 내두르고 만다. 여기가 KBS 공개홀로 느껴질 정도로 아이들의 끼는 정말 놀랍다. 장기자랑 시간을 통해 신나게 즐기고, 아이들과 함께 간식을 먹으면 어느새 마지막 밤이다. 눈치 빠른 아이들 중에는 벌써 서운한 기운이 감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언제나 가슴 아프다. 그렇지만 마지막 정을 나누는 풍경 속의 아이들은 정말 의연하고, 따뜻하기 그지없다. 따뜻한 아이들은 마주칠 시간이 없었던 나에게 다가와 이런 저런 얘기를 각자의 종이에 담아준다. 그런 후에, 우리 함께 했던 순간들을 영상으로 담아 함께 보다보면 어느샌 눈가에 눈물이 핑.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안녕을 얘기하면 이젠 정말 헤어질 시간인 것이다.

난 이제 출발할 때 탔던 그 버스에 탈 땐, 출발할 때 탔던 그 사람이 아니다. 가르치는 일부터, 사랑을 나눠주는 일까지 모든 게 어설프기만 했던 아마추어는 온데간데없고, 사랑과 열정의 전도사가 되어 같은 버스에 앉아있다. 사랑을 나눠주러 왔다가 받은 아이들의 사랑이 감동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오는 놀라운 봉사의 기적이 아닐까.

이상우(사범대 영교06) 사회봉사단 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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