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하루에도 수십 개의 웹사이트를 들어간다. ‘잘 만든 웹사이트’에는 나름의 공통점이 있다. 웹표준화 기구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의 전문가양성 그룹 공동의장인 존 앨섭은 웹사이트는 장애인을 포함해 가능한 많은 사용자가 디바이스, 브라우저에 상관없이 즐겁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이 ‘웹표준’이다. 웹 표준화란 브라우저간의 상호 호환성에 관한 것으로 웹을 개발하고 콘텐츠를 제공할 때 도구 제한이 없어야 하며, 특정 브라우저 제조사나 기술에 종속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이계철, 방통위)가 7월 ‘인터넷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세대 웹 표준(HTML5) 확산 추진계획’을 발표해 웹표준 확산에 나서고 있다.

웹이 죽었다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디바이스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2010년, 미국의 IT 전문지 ‘와이어드’는 인터넷 중심이 웹(Web)에서 앱(App)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웹은 죽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스마트 폰 시장이 팽창하면서 웹의 가능성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동일한 플랫폼일지라도 디바이스별로, 플랫폼의 버전별로 모든 프로그램을 다시 개발해야하는 앱과 달리 웹은 어디서나 동일하게 작동한다. 또한 웹표준 기술 HTML5, CSS3의 등장으로 웹 애플리케이션도 설치형 애플리케이션 못지않은 기능과 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웹표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W3C에서 발표한 차세대 웹표준 ‘HTML5’가 각광받고 있다. HTML5는 별도 플러그인을 설치하지 않고 다양한 웹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PC나 모바일 환경에서 동시에 사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많은 글로벌 업체들은 이미 HTML5를 수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포털, 인터넷 서비스 업체 및 통신사 등에서 HTML5 표준 적용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세계 웹페이지 순위 조사 사이트인 알렉사닷컴과 랭키닷컴에서 조사한 결과 2011년 해외 100대 사이트의 HTML5 평균 전환 비율이 44%인 반면 국내 60대 사이트는 11.7%에 그치고 있다.

ActiveX에서 해방
W3C와 별도로 애플, 오페라, 구글, 모질라 등 브라우저 업체들은 2004년도에 WHATWG (Web Hypertext Application Technology Working Group)을 결성했다. WHATWG가 제안한 Web Application 1.0을 토대로 2007년 W3C에서는 차기 표준으로 HTML5를 지정했다.  HTML5는 웹 개발의 실용성에 큰 비중을 두고 설계 됐으며 기존의 HTML이나 구버전 브라우저와의 호환을 바탕으로 한 점진적 변화를 목표로 한다. (그림1)
HTML5에는 △에러 처리 △로컬 저장소 △멀티미디어 지원 등 많은 기능이 들어있다. 에러 처리는 모든 브라우저가 HTML5 마크업 에러에 대해 똑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에러 처리를 표준화하는 것이다. 로컬 저장소 기능은 웹 스토리지(Web Storage)를 통해 웹 애플리케이션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게 한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웹에 접속해 있지 않아도 웹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 또한 HTML5는 멀티미디어를 비롯한 확장 기능들을 브라우저에서 기본 지원하게끔 설계돼 있다. 따라서 현재 확장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ActiveX, Flash, 실버라이트 등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하는 비표준인터넷 환경을 줄여갈 수 있게 된다. (그림 2)

웹표준은 아직 발전중
HTML5는 여러 최신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아직 완성된 표준은 아니다. 현재 W3C에서 기능별 표준화가 진행중이며, 2014년까지 최종 표준이 확정될 예정이다. 다만 비디오, 오디오, 그래픽 등의 기능은 표준화가 많이 진행돼 있어 브라우저 업체 중심으로 최종 표준 확정 이전에 HTML5가 적용되고 있다.


HTML5는 유력한 차기 표준이지만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근본적인 단점이 있다. 또한 웹의 미래가 아닌 현재의 브라우저 동작을 문서화하는 데에 지나치게 연연한다는 점도 제기되고 있다. HTML5 환경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웹 보안상의 위협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HTML5의 취약점으로 웹스토리지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웹 접속 정보를 획득해 로컬 저장소의 정보를 알아낸 후 이를 빼내갈 수 있다는 것, 지오로케이션 기능으로 개인의 이동 경로에 따른 위치 정보가 웹 해킹을 통해 실시간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웹이 탄생한지 20여년이 흘렀고 현재 전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웹을 사용하고 있다. 웹은 정치, 문화 전반에 걸쳐 주목을 받고 있지만 웹 기술은 여전히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W3C는 웹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가이드 마련에 힘쓰고 있다. W3C가 갖고 있는 웹에 대한 비전은 참여와 지식을 바탕으로 글로벌 규모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들은 “신뢰는 사회적 현상이지만, 기술이 그것을 길러낼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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