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개월간 한 기업에서의 하계 인턴을 마친 후 원래 일상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하반기 공채 시즌이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오랜만에 돌아간 교내 곳곳에는 많은 기업들의 채용설명회 관련 현수막이 걸렸고, 전례와 같이 9월 첫째 주에는 3일간 화정체육관에서 취업박람회가 개최된다는 공고도 함께 나와 있었다. 정확히 딱 1년 전, 취업이나 특정 기업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이 무작정 동기를 따라 취업박람회에 참가해 본 적이 있었다.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들에 대한 정보와 채용방식을 먼저 파악한 후 박람회에 가야 제대로 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4일 화요일, 안암역 쪽에서 화정체육관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여기서 첫 번째로 좋았던 점은 박람회 기간 동안 셔틀버스가 추가로 운행돼서 오랜 대기 시간 없이 금방 버스를 탈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버스는 10분여를 달렸고, 수많은 인파를 뚫고 드디어 취업박람회 현장에 도착하였다. 삼성·LG·두산 등 여러 기업들은 계열사별로 하나씩 부스를 설치하여, 한 부스 당 두 명의 현업 종사자분들께서 올해 채용방식에 대해 일대일로 자세히 설명해주고 계셨다. 현장은 각 부스마다 나와 같은 취업준비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대부분 의 상담 분위기는 마치 실제 면접 현장을 보는 듯 매우 진지했다. 현장을 한번 둘러보면서 하나 더 좋았던 점은 참가기업 부스 외에도 자기소개서 첨삭, 면접 이미지 메이킹 상담, 면접용 메이크업 소개 부스가 설치돼 있었다는 점이다. 취업을 처음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기업 채용방식뿐 아니라 실제 지원 시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되었다. 나 역시 관심기업 채용 설명을 듣고자 대한항공 부스로 갔고, 부스 앞은 항공사의 인기를 여실히 보여주듯 수많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그리고는 약 30분을 기다린 후에야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상담 기업 채용방식에 대해 전혀 모르고 왔거나 관심 없는 기업이지만 ‘지나가다 한번 와 본’ 경우였다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는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현업 분들로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설명을 하도록 유도하여, 정작 그 기업에 입사하길 원하거나 수업으로 인해 시간이 없는 학생들에게 상담을 받는 데 불편을 주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상담을 받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공간은 매우 번잡했으며, 다른 부스로 이동할 시에도 여기저기 치이며 상당히 혼잡한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상담 받길 원하는 기업 부스에 사전 예약을 하고 번호표를 받은 후, 해당 시간과 순서에 맞춰 상담 받는 것을 하나의 제안으로 내놓고 싶다. 더불어 각 기업별로 채용방식을 담은 팜플렛을 설명회장 입구에 배치한다면, 학생들은 사전에 정보를 미리 입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기 시간을 감수할 만큼 시간이 충분치 못한 학생들에게도 하나의 큰 배려로서 작용할 것이다. 앞서 지적한 문제점들이 조금씩 개선된다면, 훨씬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취업박람회로 자리매김하여 화정체육관을 나서는 모든 취업준비생들이 만족감을 가득 안은 채 돌아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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