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대학은 9월에 새로운 학년을 시작한다. 그래서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의 캠퍼스는 새내기들로 활기가 넘쳐 난다. 

카자흐스탄국립대학교 한국학과에도 이맘 때면 카작민족, 러시아민족, 고려인들 다양한 민족출신의 신입생들이 강의실 확인과 서류제출 등으로 시골장터를 방불케 하는 장면을 연출해 낸다. 하지만 과 사무실 하나로써 모든 학사, 행정 업무를 다 지원할 뿐만 아니라 학과 교수들의 강의 준비와 휴게실 기능까지도 해 낸다.

이는 별도의 교수 연구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학사 행정 수요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여기는 한국과 달리 수강신청을 개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짜놓은 커리큘럼에 따라 강의가 진행된다, 그래서 학생들은 개강과 함께 정해진 강의실에서 교양과 전공과목을 듣게 된다. 수강신청정정기간을 두어 학생들이 수강과목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우리와는 달리 여기는 학교 도서관에서 미리 대출받은 교재로 한 학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개강과 함께 9월 첫째 주부터 정상 수업이 가능하다.

카자흐스탄국립대학교 한국학과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지원 동기는 뭘까? 카자흐스탄국립대학교 한국학과의 이 모 교수의 말을 빌면, “학비가 공짜이기 때문”이라고 하나같이 대답한단다.  이 교수가 맡고 있는 신입생의 경우도 90%가 각 지방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학생들로서 ‘4년 장학생‘이라는 조건으로 입학했다는 것이다.

카자흐스판은 구소련의 붕괴로 국고와 경제가 파탄이 났지만 99년까지 무상교육정책을 유지했었다.  99년에 대학교육이 유료화 되어  1년에 2500불 정도의 등록금을 내지만 전체 대학생의 40% 정도는 과거와 같이 학비를 내지 않는다. 특히 각 지방에서 우수한 성적으로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한국학과와 같은 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과를 지원할 경우에는 대부분 전액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다.

그래서 카자흐스탄 국립대학교에는 90% 정도가 지방출신의 우수한 학생들이고 이들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공을 선택하여 무료로 공부를 한다. 이것은 교육은 ‘수혜자 부담의 원칙’이 아닌 국가가 인재 육성을 위해 예산과 자원을 분배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로써는 매우 부러운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김상욱 카자흐스탄 한인일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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