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6 15:12 (화)
"지식보다 감각을 갖는게 더 중요해요"
"지식보다 감각을 갖는게 더 중요해요"
  • 이규희 기자
  • 승인 2012.09.23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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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신원섭 멘토
검은색 스키니 위 다크블루 셔츠, 깔끔하게 매치한 숏 타이. LG패션 머천다이저 신원섭 멘토는 첫 만남부터 범상치 않은 스타일로 멘티들을 긴장하게 했다. 멘티 박윤우(인문대 영문11) 씨와 이주영(공과대 건축환경11) 씨의 꿈은 대한민국 패션 유행을 만들고 이끌어나가는 것이다. 길거리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고 싶다는 이들을 신원섭 멘토가 만났다.

윤우 씨는 어렸을 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다. 패션 잡지나 홈쇼핑 광고를 보며 ‘내가 만들면 저 것보다 훨씬 낫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군대를 다녀온 후 패션관련 회사에 취직해 머천다이저가 되고 싶다. 하지만 전공인 영어영문학이 패션과 동떨어져 있어 실무 현장에서 뒤처지진 않을지 걱정이다.

신원섭 멘토도 같은 고민을 했었다. “제 전공도 영어영문학이었어요. 패션에 대한 전공 지식이 없는 대신 관련 활동을 최대한 많이 하려 노력했죠” 멘토는 브랜드 홍보대사, 품평회, 패션잡지 기자 등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 남성잡지의 대학생 기자로 활동할 때는 유행을 선도하는 연예인들에 자극 받아 패션 공부에 더욱 열정을 불태웠다. 입사 후에도 의류를 전공한 동료들에게 뒤처지는 일은 없었다. 멘토는 얼마 전 클래식 정장과 캐쥬얼의 느낌을 겸비한 새로운 브랜드 라인을 만들었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반응이 매우 좋다. “현장에서 일을 해보니 패션 관련 전공자가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머천다이저는 옷에 대한 지식보다 자신만의 감각을 갖는 것이 훨씬 중요해요”

주영 씨의 꿈은 매장, 상품 배치 등 패션 환경 전체를 기획하는 비주얼 머천다이저(VMD)다. 비주얼 머천다이저는 최신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매장 환경에 반영해야 한다. 평소 패션잡지, 패션쇼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주영 씨는 ‘유행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 때문에 괴롭기도 하다.

멘토는 많은 머천다이저, 디자이너들이 주영 씨와 같은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말로 옷을 좋아한다면 트렌드 공부는 부담이 아니라 놀이가 된다. “저희 회사에서는 금요일마다 사원들에게 백화점, 의류매장 등을 돌아보도록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숙제처럼 느끼지만 저는 옷을 워낙 좋아해 신나게 아이쇼핑을 해요. 그러다 보면 동시에 트렌드 공부도 돼요” 신원섭 멘토의 말에 멘티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재미를 가렸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옷’에만 집중해 상황을 즐기겠습니다”

박윤우 씨는 패션 머천다이저의 화려한 삶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길거리 패션을 관찰하고 패션쇼를 관람하는 일이 멋있게 느껴진다. 윤우 씨는 해외패션 잡지 등을 살펴보며 꿈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패션 업계 종사자들은 해외 출장이 잦다. 세계적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멘토는 1년에 최소 일주일은 유럽에 체류한다. 일본 출장은 수시로 간다. “지난 번 유럽 출장 때 길거리 패션을 관찰하며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내가 이 직업을 선택하기 정말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해외에서 여유롭게 사람들을 관찰 할 기회가 어디 있겠어요”

1시간 넘게 이어진 대화가 거의 끝날 무렵, 멘토가 물었다. “부모님이 패션 업계에 종사하는 것을 반대하시지는 않나요?” 주영 씨가 맞장구를 쳤다. “저희 부모님은 정말 싫어하세요. 아무래도 패션회사보다는 전자, 자동자 등의 대기업에 취직하길 바라세요” 멘토의 부모도 처음 머천다이저가 되겠다고 말했을 때 심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절실히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설득 끝에 입사 원서를 썼다. 지금은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아들을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하신다. “가장 큰 효도는 부모님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항상 휴일을 기다리며 살죠. 1년 365일 중에 60일도 안 되는 휴일만 기다리며 300일을 불행하게 보내요. 하지만 저는 가슴 뛰는 일을 하며 살고 있기에 매일이 행복합니다.”

멘토링이 끝나고,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멘티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 마음을 다해 바란다면 휴일이 기다려지지 않을 만큼 행복한 머천다이저가 되리라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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