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광장 어디선가 달콤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노래를 따라 도착한 곳은 등나무 벤치 앞에 위치한 빨간 천막. 그 안에서 대여섯 명의 젊은이들이 구름 한켠을 떼어낸 듯한 먹음직스런 솜사탕을 만들고 있다. 반달모양 눈을 가진 선한 인상의 한 남학생이 “솜사탕 드시고 가세요”하고 수줍게 말을 건넨다. ‘솜사탕 팔기 프로젝트 : 작전명 보은’을 기획한 박준현(경영대 경영07) 씨다.
▲ 솜사탕 팔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솜사탕 프로젝트는 솜사탕을 팔아 마련한 수익금으로 인문계 캠퍼스의 환경미화노동자를 돕는 봉사프로그램이다. 준현 씨는 2011년 6월 정부가 실시한 ‘사회적 기업 육성 프로젝트’에 당선돼 사회적 기업 창업을 준비하던 중 자발적 봉사활동의 플랫폼을 구상했다. “돈이나 인력이 없어서 봉사활동을 실행 못했던 사람들이 같이 봉사할 사람들을 모집해서 실제 활동을 하도록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했죠”

그는 고파스를 통해 참여자들을 모집했다. 솜사탕 프로젝트에 대한 본교생들의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준현 씨가 쓴 글의 조회 수는 1600회를 웃돌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최종 인원은 20명. 이들은 9일 학교에 모여 솜사탕 만드는 법을 배우고, 피켓을 만들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일을 했지만 그들 사이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착한 프로젝트에 착한 사람들만 모여 일이 수월했어요. 약속도 다들 잘 지키고 일도 열심히 해요”

물론 프로젝트가 준현 씨의 의도대로 술술 풀리진 않았다. 솜사탕 기계만으로도 많은 학생의 관심을 모을 거라 생각했지만 모두들 무심히 지나쳤다. 결국 직접한 사람 한 사람을 붙잡고 취지를 설명해야 겨우 솜사탕 한 개를 팔 수 있었다. “솜사탕 사세요라고만 해도 안 되고, 기부 하세요’만 해도 안돼요. ‘기부하실 겸 솜사탕 하나 드세요’라고 해야 오시더라고요” 수요일까지 사흘 동안 모인 총액은 60만원. 고대인의 따뜻한 마음이 어느 정도 증명된 셈이다.

준현 씨는 다음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폴라로이드 사진을찍고 받은 수익금으로 학생식당아주머니들을 돕고 참여자들이직접 뜬 털모자를 장애아동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그의 프로젝트는 마른 설탕을 몽실몽실한 솜사탕으로 바꾸듯 학생들의 메마른 마음을 한 데 모아 타인에 대한 커다란 사랑으로 바꾸고 있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