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스터팀의 에이스 이영호 선수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한 주상복합 건물. 이곳은 프로게임단 ‘KT롤스터’의 연습소다. 숨가쁘게 달려왔던 시즌을 마무리하고 간만에 찾아온 여유를 즐기고 있는 ‘KT롤스터’팀을 찾아갔다.

입구에 들어서자 그 간 롤스터팀이 수상한 트로피가 늘어져 있었다. 올해로 창단 13년째를 맞은 롤스터팀은 긴 역사를 증명하는 듯 많은 트로피를 가지고 있었다. 트로피에선 조용호, 홍진호, 강민 등 E-sports역사의 한축을 담당했던 반가운 이름도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이 연습하는 곳엔 키보드와 마우스 소리가 방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연습실에 들어서자 롤스터 팀의 주장 고강민 선수가 웃으며 반겨줬다. “연습실 분위기가 생각보다 밝죠? 사람들은 프로게이머라고 하면 다들 어두운 PC방에서 게임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더라고요”. 선수들은 말을 걸기 미안한 정도로 연습에 몰두중이었다. “아” 게임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은 선수들의 탄식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연습중인 선수들 가운데 이영호 선수를 찾을 수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프로게임단에 입단한 이영호 선수는 1년 동안 KeSPA랭킹 1위를 유지한 롤스터팀의 에이스다. 올해 21살인 이영호 선수는 팀에서 알아주는 연습벌레다. 작년엔 과도한 연습으로 팔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대학생활을 즐기는 또래친구들이 부러울 법도 하지만 이영호 선수는 그런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좋다고 말한다. “세상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사는 사람이 많은데 프로게이머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잖아요”.
E-sports가 프로스포츠로 발전하면서 선수들에 대한 연봉대우나 생활관리 시스템도 체계적으로 자리잡아갔다. 현재 롤스터팀은 14명의 선수와 4명의 코치, 그리고 감독으로 구성돼 있다. 1999년 팀 창단부터 선수로 활약하며 E-sports와 오랜 인연을 맺어 온 롤스터팀 이지훈은 감독은 인터뷰 직전까지 게임을 하고 있었다. “감독이라고 게임을 안 한다고 생각하면 오해랍니다”.

최근 3년 동안 모든 결승전에 진출하며 최고의 상승세를 이어갔던 롤스터팀은 이번 시즌에선 7위에 머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롤스터팀은 잠시 몸을 추스르고 다가올 시즌을 대비해 담금질에 들어갔다. 청춘을 포기하고 꿈에 뛰어든 프로게이머들의 열정이 있기에 다음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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