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만5693건, 2010년 1만8256건, 2011년 1만9489건. 2011년 경찰범죄 통계에 따른 강간, 강제추행 등 성범죄 발생 수다. 성범죄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비율이 7%인 것을 감안할 때 2011년 실제 발생한 성범죄는 23만 건으로 추정된다. 날로 흉악해지는 성범죄 에 그 처벌은 점점 강화되고 있지만 피해자의 정신적, 육체적 상처 치유를 위한 지원은 턱없이 모자라다. 심지어 올해 상반기 성범죄 재범률은 44%로 나타났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친구가 벽지에 스민 곰팡이 때문에 신경 쓰는 것을 보았다. 처음엔 얼룩이 지길래 걸레로 닦아보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기만 했다. 곰팡이는 보이는 곳만 닦아선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한번 피기 시작하면 벽지를 새로 도배하지 않는 이상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친구와 집주인은 도배 비용을 반씩 부담해 문제를 해결했다. 

명문 외국어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남학생이 20일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내일이면 깨끗하게 지워질 거야...”라는 유서성 메모와 최근 저조한 성적 때문에 부담을 느꼈다는 것에 경찰은 성적 비관을 이유로 한 투신자살로 보고 있다. 해당 학교는 2008년에도 3학년 여학생이 성적에 대한 압박감으로 자살했다. 이후 상담 조치를 강화하는 등 노력했으나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성적 비관을 이유로 한 청소년 자살은 7월까지만 10건이 발생했다.

숫자는 그 이미지가 너무도 확고해서 때때로 우리에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잊게 한다. 증가하는 성범죄, 자살 발생 수는 단순히 숫자가 아닌 내 옆의 한 ‘사람’을 의미한다. 무엇이 그들을 성범죄 피해자가 되도록,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했는지 생각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피의자에게 심한 벌을 주어서, 상담 치료사를 늘려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그 속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우리는 숫자가 가지고 있는 원인을 뜯어보고 고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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