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환제도가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영화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주지사의 자리에 앉힐지도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現 주지사 그레이 데이비스는 요즘 재정 파탄의 위기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누적 예산 적자는 3백 82억 달러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지사의 지지율은 사상 최저수준인 2.01%까지 추락했으며 주민들은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10월 7일 재정적자에 대한 그의 책임을 묻는 주민소환 찬반 투표결과 그에대한 소환이 결정될 경우 후임 지사 보궐선거를 실시한다.

투표를 실시한다는 발표가 나가자 135명의 후보자가 출마를 선언했다. 그 후보 중 한명이 영화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이다. 그는 6일 코미디언 제이 리노가 진행하는 NBC 방송의 <투나잇 쇼>에 출연해 “정치인들이 빈둥거리고 서툰 짓을 하면서 일을 그르쳐서 내가 나서는 것” 이라며 출마의사를 내보였다. 그는 아직 정치인으로 기반을 굳히지 못했지만 설문조사 결과 그의 지지율이 지난달 11일 42%까지 올랐고 15일엔 51%로 절반이상의 지지율을 넘어섰다.

미국의 17개 주에서는 주민소환을 법으로 정해놓고 있는 상태. 주 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게 소환 대상의 공직자 선거 유권자 10∼30%가 일정 기간 내에 서명하면 주민소환투표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1911년 법 도입 이후 주민소환이 31번 시도됐으나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이 32번 째. 미국 전체적으로는 1921년 린 프레이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단 한 번 주민소환으로 탄핵된 바 있다.

만약 조민소환에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더 많다면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주민소환 성사와 도널드 레이건에 이은 영화배후 출신 주지사 탄생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 이렇게 직접정치와 영화계의 두 스타인 주민소환과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투표일인 다음달 7일 만을 기다리며 同床異夢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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