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텔레비전 드라마 ‘차칸남자’가 논란에 휩싸였다. 공용방송이라 맞춤법이 창작의 자유보다 더 중시되어 결국 ‘착한남자’로 그 제목을 바꾸게 되었다. 맞춤법에 맞지 않는 제목이 공용방송을 보는 많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고, 그만큼 반발이 많았다. 한편 이번 1705호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여러 맞춤법 오류들이 보여 독자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불필요한 띄어쓰기, 격식체와 비격식체가 섞인 문체, 부적절한 단어 선택 등, 읽는 데 적잖이 불편하였다. 내용과 제목의 부조화도 이에 한 몫을 했다. 제목이 내용의 한 귀퉁이를 대변했다거나, 눈길을 끌기엔 좋은 제목이었으나 막상 내용은 주제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도 있었다. 특히 고연전 기사를 비롯하여 ‘대학생의 한숨’, ‘수습기자 모집 특집’, ‘캠퍼스 밖에도 빛나는 청춘은 있다’ 등의 큰 기사에서 이런 점이 보여 더욱 아쉬웠다. 시기상으로 고연전이 끝나고 서둘러 신문이 만들어졌으리라 다들 짐작은 하지만, 그간의 기자들의 숙련도와 각자의 기사에 대한 책임감으로 좀 더 신문의 완성도가 높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감출 수가 없다.

반면 그 내용들은 모두 좋았는데, 특히나 한대련과 전총모를 놓고 다룬 기사와 소나기 특집은 내용이 알차 두고두고 읽을 만했다. 또한 수습기자 모집 특집호답게 그간의 선배들과 현 신문사 기자들의 글이 눈에 띄었는데, 신문에 대한 애착이 묻어난 기사들 때문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압축판이고 전부라는 그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더라면 어땠을까. 이 좋은 글을 읽고 수습기자 지원을 망설일 여러 학우들에게 열정을 불태워주지 않았을까.

뿐만 아니라 기사의 배치를 좀 더 신경 쓰고 특집호를 돋보이게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이번 호는 수습기자 모집 특집호라고 하기엔 그 양이 너무 작았다. 시기상 이번 호에 실어야할 중요한 내용들이 많았겠지만 특집은 특집답게 그 이야기를 중심에 세웠어야 했을 것이다.

고대신문은 고려대의 위상만큼이나 자랑할 만한 대학신문이다. 대학신문의 공용방송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용방송에서 맞춤법을 중요시하듯 우리 고대신문 역시 다르지 않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수습기자를 모집하는 특집호였던 만큼 좀 더 세심한 검토를 거치고 편집하여 양질의 기사가 쓰여야 마땅할 것이다. 힘들게 취재하고 편집하여 만든 신문에 조금만 더 세심한 손길을 거쳤더라면 그 노력이 더 빛을 발하지 않았을까.

김희정 과기대 식품생명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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