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라는 말은 과거에는 환경과 더불어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일반인들에게는 무척이나 생소하던 단어. 그러나 근래에는 생태공원, 생태도시. 생태교육 등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말로서 이 용어를 안 쓰면 왠지 자연과는 동떨어진 기분이 들 정도가 되어 버렸다. 그러다보니 생태라는 기본 개념에도 못 미치면서 생태맹적이고 겉치레만 요란한 행사나 시설들이 우리 주위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생태(生態)라는 말을 원론적으로 해석하면 ‘자연의 근간이 되는 생물집단이 생활을 영위하는 제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생태계란 이들 생물 간의 상호 교류로 유기적 상관관계를 이루는 복잡한 생명세계이다. 따라서 이제까지 쓰여 왔던 ‘환경생태’라는 용어도 생명 있는 것들의 기작으로 주변의 여건이 변하므로 생태를 우선시하여 <생태환경>이라는 말로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물이다. 모든 생명가진 피조물은 물이 없어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지구별에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는 굴레다. 그래서 인간을 포함한 자연계는 작거나 크거나 모두 수생태의 일원으로 존재하게 된다. 비슷한 여타 환경 하에서 물이 풍부한 곳에서는 생물다양성이 높고 생태계서비스만족지수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물 자체에 대한 연구는 동서고금 꾸준히 맥을 이어오고 있고 현재도 수리 수문 등 공학적인 측면을 포함하여 매우 심도있는 학문적 체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여기에 생태를 아우르는 수생태학의 분야가 작금의 피폐해져가는 사회 환경에서 크게 각광을 받으리라고 본다.

 수환경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물포럼>이 2015년 한국에서 개최되고 또 다른 대규모 물 관련 세계적인 행사와 학술회도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어 많은 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강. 호수 등 물과 관련된 전반적인 전문인과 이에 대한 수생태를 해설할 수 있는 인력은 국내에 매우 희소한 실정이다. 그 흔하다는 송사리의 생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전 국민의 0.01%도 채 안된다고 하면 여러분들은 수긍할까? 

 필자는 2011년 후반기부터 본교 평생교육원에서 ‘수생태해설사’라는 전문가 과정을 맡아 강의를 해오고 있다. 문화해설사. 숲해설가 등의 과정은 이미 우리나라에 정착되어 있지만 수생태해설이라는 분야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필자가 처음 개설하였으며 기초 한 학기 과정을 우선 이수하게 하여 그간 1. 2기를 배출하였고 현재 3기생을 교육하고 있다. 처음이라 생소한 전문가 과정임에도 매 기수마다 선구자적인 안목을 가진 원생들의 입학으로 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사막에서도 오아시스 물을 뽑아낼 수 있는 적극적  학문개척자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필자는 사회와 학계에서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오고 있는데 특히 모교 평생교육원에서의 강의는 보람이 더하여 내 스스로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차별을 두자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원생들의 학력도 매우 높아 학사는 기본에 석사 출신이 상당수이고 박사와 교수 출신도 여러 분이 합류하여 전공 학문에 수생태학을 추가 접목시켜 면학에 힘을 기울여주었기 때문이다. 

 자칫 딱딱한 수업이 될 수 있는 생태학 분야이지만 필자는 항상 즐거운 분위기에서 원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현장에서 실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여 야외 워크숍과 전국 생태조사. DMZ조사 참여 등의 탐사학습을 통하여 우리 자연생태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스스로 배우게 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지도교수를 맡아 국토해양부 등이 주관하는 전국 대학생 생태탐사대를 이끌고 한강 발원지에서 하구역까지 국토 종단을 하며 현장 강의를 하였다. 전공은 각양각색이었지만 자연 생태에 모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풀 한포기 물고기 한 마리 새로운 지식을 대할 때 빛나던 그 영롱한 청년 후학들의 눈망울을 결코 잊을 수 없다. 그래서 수생태학을 학부 학생들에게도 기본 교양과목 등으로 추천하고 싶다. 문과 이과 학문을 떠나 생태와 자연을 이론과 체험을 겸비하여 공부하면 일상에 찌든 스트레스를 날려 보낼 수 있고 싱싱한 삶의 영역을 넓혀 평생 건강한 사고를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접해보라. 수생태의 세계를. 퍼득이며 그대 안에 연어가 회귀하는 계절이지 않은가!

이학영 한국생태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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