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 창간 65주년을 축하합니다.

고대신문은 한국에서 4년제 대학교육이 본격화하던 시기에 창간했습니다. 고려대학교가 한국 최초의 근대적 교육기관이었듯이, 고대신문은 한국 대학신문의 효시(嚆矢)입니다. 고대신문 기자들은 한국 대학교육의 역사를 첫 장면에서부터 기록해온 사관(史官)이기도 합니다. 기자로서의 객관정신을 유지하면서, 대학생다운 열정을 담아 기록한 고대신문 기사들은 고스란히 지난 세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한국 대학사(大學史)의 귀중한 자료입니다.

다양하고 새로운 매체들이 무수히 많은 정보를 쏟아내는 시대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균형 잡힌 안목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자유와 진리에 헌신하는 정신만이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담는 매체가 소중해집니다. 고대신문은 지난 65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날카롭게 대립하는 의견의 차이를 반영하면서, 서로 다른 생각의 어긋남을 인정하고 함께 변화하는 사고의 훈련장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고대신문이 대학 사회 나아가 우리 사회의 균형과 질서를 이루는 데에 기여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신문을 만드는 학생 기자들 스스로가 매사 진지하고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사색하고 토론하면서 명철한 판단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급격한 시대 변화에 뒤처지지도, 휩싸이지도 않으면서 오직 독자들과 함께 가겠다는 마음으로 신문을 제작해주길 바랍니다.

말의 길, 글의 길을 막지 않고 그 길을 더 크고 환하게 만드는 것이 언론이 해야 할 일입니다. 학교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다 말하게 하고 그것을 조정할 수 있는 광장의 역할을 고대신문이 잘 감당해주길 바랍니다. 이럴 때 고대신문은 학교 구석구석 스며들지 않는 곳이 없는 신선한 바람이 될 것이고, 학교 구성원들에게 맑은 샘물을 제공하는 우물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청신한 바람, 맑은 샘물로 고대신문이 학교 사회를 끊임없이 새롭게 쇄신하는 위대한 작업을 감당해주길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고대신문에 실리는 한 편의 기사와 논설이 고대생 중 누군가 한 사람의 마음에 변화를 일으키고, 고대생 한 사람의 변화는 고려대학교를 변화하게 하며, 고려대학교의 변화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변화와 쇄신은 생명의 본질입니다. 고대신문 65년의 역사도 언제나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역사였습니다. 고대신문과 함께 고려대학교와 한국 사회가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여는 변화와 쇄신의 길을 걷게 되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이양섭 교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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