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7 20:22 (화)
[창간기념]그래도 대학신문은 필요하다
[창간기념]그래도 대학신문은 필요하다
  • 고대신문
  • 승인 2012.10.2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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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신문과 방송국을 포함한 대학언론은 사상 유래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대학 구성원들의 이용이 감소하고 있고 인터넷과 SNS 등에 밀리는 경향이 나타나며, 이에 따라 대학 당국의 우선적인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본고에서는 대학신문을 중심으로 국내 대학언론이 대학과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나 정리하고, 그 위기의 주요인으로 회자되는 대학생들로부터 외면되어가는 현상의 본질과 대책을 진단해보려고 한다.

한국의 대학언론은 1912년 <숭대시보>에서 출발한 이래 일제의 탄압에 의해 성쇠를 거듭하다가 1945년 8.15 광복 이후 본격적으로 각 대학별로 정기적인 발행이 이루어져 오늘에 이르렀다. 초기에는 대학 내에서 교수와 학생간의 동인지와 같은 체제와 내용을 가지다가 이후에는 각 대학 석학들의 주장·견해·연구보고와 국내 학계의 뉴스와 해외 학계·문화계의 동향을 보도하고 대학생활 전반의 이모저모를 알리고 토론하는 대학 본연의 임무의 연장이었다.

이후 1960년대 초의 4.19 시기와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까지 대학 주도의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 때 대학신문의 역할, 위상, 영향력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 시기에 학생들과 학교 측의 편집권 분쟁이 가장 치열했고 정부에서는 학생 기자들에 대한 유화책이 가장 성행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민주화 및 문민정부의 탄생 등이 실현되면서 그 내용상 사회참여적 및 외부지향적인 측면이 감소해왔으며, 이는 사회적 영향력의 감소와 함께 교내에서의 정보지 또는 기관지적 성격이 중심이 되어 교내 정보와 이슈를 제공하는 역할로 국한되어오고 있다. 이러한 성격변화와 더불어 이 시기에 가속화된 뉴미디어화와 정보 및 이슈메이커의 다원화로 인해 대학언론의 위상과 영향력은 계속 약화일로에 있다고 평가된다.

현재 대학의 구성원 특히 대학생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첫째, 사회적 영향력이 감소한 대학신문을 학생들이 종이로 잘 읽지 않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이를 대학언론의 위기로 간주하는 경향이다. 둘째, 기성언론과 비교해볼 때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기자 또는 스탭들의 전문성과 대학언론의 합목적성(이윤추구, 이념성 등)이 부족함으로써 나타나는 콘텐츠의 경쟁력 부족이다. 셋째는 인터넷 및 모바일 미디어의 발달과 활용으로 학내 정보나 공지사항 등을 습득하는데 학내언론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는 추세인데, 대학생들이 종이신문 등의 문자매체를 접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꺼려하는 성향과 포털 사이트 및 SNS 등을 통한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뉴스에 길들여진 현상의 반영이다. 이러한 원인들의 본질적 의미 및 대처방안을 조심스럽게 제시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종이 매체 기피현상은 대학 외의 일반 언론에서도 공통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 스마트미디어 시대를 맞이하여 종이를 통하지는 않으나 타 미디어를 통해 그 내용 자체는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뉴스위크>지가 종이잡지 발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생산되는 콘텐츠의 무용론을 주장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각 대학에서 기자들이 취재하고 보도하는 기사의 콘텐츠는 굳이 종이매체 외에도 타 매체를 통해서도 각 대학 상황과 교내 이슈 그리고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 문화, 오락이 풍부한 성격을 띠기만 하면 그 가치를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시대에 종이뿐만 아니라 웹, SNS 등 다채널, 다매체를 통하여 적극적인 콘텐츠 제공의 역할을 하는 대학이 늘고 있고 성과도 기대된다.

둘째, 대학신문과 기성신문의 가장 큰 차이는 기자들의 전문성 유무와 영리추구성(광고수입) 유무이므로 기성언론의 기자, 스탭들은 자신들의 생계를 걸고 활동을 하는데 비해 대학언론 기자와 스탭들은 학생들이므로 보다 느슨한 기준으로 활동을 한다. 기성 신문들은 수익성이 큰 가치로 자리잡고 있는 반면에 대학신문은 수익성이나 이윤추구 의무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이러한 차이는 곧 콘텐츠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 등 외국의 대학신문들은 전문가들을 영입해서 운영하고 광고를 게재하면서 수익원을 창출하는 경우도 많다.

셋째, 대학신문은 향후 대학 내적으로는 경쟁매체 즉 인터넷과 SNS, 모바일 앱 등에서 수행하기 곤란한 역할과 기능을 발굴해서 구성원들이 대학신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위상과 역할을 수행해나가야 하며, 대학 내에 치중하는 매체로서의 기능보다는 외부로 외연을 확장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예를 들면 지역의 일간지나 사설 정보지가 미쳐 해줄 수 없는 역할들을 찾아서 대학이 위치하고 있는 주변 지역사회나 상권을 대상으로 한 독자층의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또한 학교의 재정 지원 외에도 독자적인 운영기반이 있는 지역공동체 정보신문으로서의 기능도 아울러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대학신문은 발행주체인 대학의 성격과 특성, 학교 정책 및 이슈, 학생복지, 학생회, 학술정보 제공과 논쟁과 교수, 학생, 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의 근황 등을 깔끔하게 표시해주는 거울이며 대학생활의 길잡이이다. 이 역할에 충실하고 학내 구성원들의 소속감, 편의성, 자존심을 함양시키는 역할이 일차적으로 중요한 대학언론의 존재이유이며, 남은 여력을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에도 열성적으로 쏟게 되면 그 중요성과 학생들의 관심은 커질 것이다.

이준호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국대학신문주간교수 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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