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란 SBS 기자 현직에 있는 기자들 중에는 대학신문 출신 기자가 많다. 언론을 향한 관심이 직업으로 이어진 경우다. 동일한 언론 활동이지만 풋풋한 학생 기자와 치열한 직업 기자의 세계는 멀어 보인다. 학생기자를 경험한 현직 언론인들은 과연 대학신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고대신문은 본지 편집국장 출신의 동아일보 채널A 기자 김기용(국어국문학과 96학번) 씨, 편집국장 출신의 SBS 기자 류란(영어영문학과 04학번) 씨, 문화부장 출신의 국민일보 기자 정부경(사학과 07학번) 씨를 만나 이들이 생각하는 대학신문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동일한 질문을 바탕으로 별도로 진행됐다. - 고대신문 활동이 직업 선택에 어떤 영향을 줬나김기용 | 고대신문 기자들은 현직 기자 선배로부터 기자에 관한 정보를 많이 접한다. 그러다 보니 더 되고 싶거나 정말 하기 싫거나 둘 중 하나가 되는 듯 하다. 고대신문에서 견디지 못하면 일간지에서도 못견딘다. 고대신문과 기성언론은 비슷하다. 신문사도 처음 6개월 동안 매우 고되고 회의감을 느낀다. 집에도 못간다. 서울시내 경찰서를 돌면서 취재하는데 아침 6시에 첫 보고를 하고 오후 12시에 마지막 보고를 한다. 사건에 따라선 새벽 3시까지 넘어가기 일쑤다. 고대신문에서 접했던 정보와 경험은 고된 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줬다.류 란 | 초등학생 때부터 기자를 꿈꿔왔다. 언론사 입사가 어렵다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기자가 못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고대신문 활동은 직업 기자를 하기에 앞서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줬다. 가령 고대신문의 취재처는 상당히 방어적인 입장인데 이는 사회의 관료직 공무원과 비슷한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학생 내 활동들은 사회운동가와 유사하고 총학생회는 입법기관과 유사하다. 작은 소사회를 먼저 취재해봤던 경험이 넓은 사회를 취재하는 데 도움이 됐다. - 다시 대학생 때로 돌아간다면 ‘이것만큼은 꼭 해보고 싶다’하는게 있나 김기용 | 99년도에 편집국장을 지냈는데 당시 밀레니엄이 바뀌는 시대였다. 이에 맞는 기획을 선보이지 못해 아쉽다. 다시 돌아간다면 밀레니엄이 변하는 과정에서 본교인의 의식의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해보려고 했을 것 같다. 지금 와 보니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하던 시대였는데 그것을 캐치하지 못했던 것이 많이 아쉽다. 정부경 | 내가 책임지는 칼럼을 써보고 싶다. 현재 신문사 동기는 학생기자 시절에 여행 칼럼을 많이 썼더라. 좋아하는 여행도 하고 고정독자가 많은 신문에 자기 이름의 칼럼도 실을 수 있었다는게 부러웠다. 아직도 그 친구 이름을 검색하면 여태까지 썼던 여행 칼럼들이 남아있다. - 고대신문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김기용 | 교수들의 칼럼을 잘 활용해야한다. 현직 기자들에게 좋은 출입처로 꼽히는 곳 중 하나가 서울대다. 서울대 교수들은 언제 어느 요직으로 갈지 모른다. 그 중 한명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거고. 교수들의 멘트도 완전 전문가 멘트로 손색이 없다. 본교의 유명 교수들은 동아일보 필진으로 당장 와도 손색없는 사람들이다. 고대신문 기자들은 교수들의 그런 역량을 잘 활용해야 한다. 유명 교수들도 고대신문이 칼럼 요청하면 잘받아주지 않나.정부경 | 명사의 강연 기사가 강점이 아닐까. 예전에 중국 문학가 왕멍이 본교에 방문했던게 생각난다. 본교의 특성상 세계적인 석학들이 강연을 하러 많이 오는데 미리 주최 기관에 연락을 취한다면 인터뷰를 하기에 유리한 점이 많다. 강연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인터뷰로 자세히 다룬다면 고대신문만의 강점이 될 수 있다.
▲ 김기용 채널A 기자
- 고대신문의 발전을 위해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김기용 | 고대신문이 성공하려면 고대신문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것들을 써야한다. 과거 김연아 관련 인터뷰의 경우 기자들도 관심을 가질법한 기사였다. 일간지가 인용할 수 밖에 없는 기사를 만들면 자연히 고대신문의 가치가 오른다. 사건사고는 그리 많지 않겠지만 가령 해외에 나갔던 학생의 특이한 경험담이라든지 학내에서 찾아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거다.
류  란 | 다이나믹한 대학사회를 담아냈으면 좋겠다. 사실에 근거하고 정리가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기사를 소극적이고 딱딱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뒷방 노인같은 완고함이 느껴진달까. 학내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구성원들을 모아 다이나믹한 대학의 일면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경 | 고대신문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이 넓다. 학교에 대한 내용으로 국한시키지 말고 사회에 대한 내용을 강도 있게 다루는 것도 좋겠다. 편협하지 않은 선에서 적절한 논조를 싣는 것은 나쁘지 않다. 또 다양한 사람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으면 좋겠다. 학창시절에 김태호 PD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처음엔 연락이 좀처럼 닿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문자를 넣고 전화를 했더니 결국엔 성사됐다. 컨택은 정성이다. 귀찮게 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어필하고 부탁하다보면 폭넓게 인터뷰할 수 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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