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 고양이가 안락사 위기에요!’ 23일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에는 국제관 주변에 서식하던 고양이들 중 한 마리가 포획돼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 될 위기에 처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국제관 주변에서 자주 모습을 보여 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국제관 고양이’라고 불리는 이 고양이는 본교 총무부 직원이 포획해 유기동물보호소에 언도됐다. 24일 분양자가 나타나 안락사는 당하지 않게 됐다.

최근 본교 총무부가 캠퍼스 내 길고양이를 포획한 후 중성화시켜 개체 수 증가를 막고 있다. 총무부는 길고양이와 관련한 학생들의 민원을 반영해 성북구청 방침에 따라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성북구청의 방침에 따르면 포획당한 길고양이는 중성화 수술 후 포획됐던 자리에 다시 방사한다. 이에 따라 더 이상의 개체 증가는 없겠지만 중성화수술 작업 이후 돌아온 고양이들이 앞으로도 캠퍼스 내에 머무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포획된 길고양이가 유기묘로 분류돼 안락사 될 수도 있다. 동물구조관리협회 측은 “포획된 길고양이의 경우 중성화 수술 후 방생이 원칙이지만 사람 손을 많이 탄 고양이는] 길고양이가 아닌 유기묘(猫)로 분류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분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킨다”고 말했다. 한편 교내 학칙에 따르면 캠퍼스 내에는 원칙적으로 애완동물 출입이 금지된다. 하지만 길고양이처럼 사람들의 관리 하에 있지 않은 동물 관련 규정은 없다.
▲ 캠퍼스 곳곳에서 길고양이들이 활보하고 있다. 사진|김연광 기자 kyk@


국제관 및 다람쥐길 주변에 서식하는 고양이들을 그냥 놓아둬야 하는지에 대해선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권민주(생명대 식자경12) 씨는 “학교를 돌아다니는 길고양이들을 보면 위생상 문제가 없을지 걱정된다”며 “학생들이 쓰는 벤치에도 올라앉아 있는 걸 보면 불편하다”고 말했다. 시승현(공과대 기계공학08) 씨는 “교내를 돌아다니는 길고양이들이 나중에도 사람에게 계속 의존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진영(문과대 영문11) 씨는 “고양이와 자주 마주치고 놀아주며 정든 학우들도 많을 것”이라며 “특별히 피해주는 것도 없는데 굳이 쫓아낼 필요까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캠퍼스 내 길고양이 관리 방침은 각 대학마다 제각각이다. 서강대 로욜라 도서관 근처에 6년째 서식하는 길고양이 ‘고얌이’의 경우 전용 페이스북 친구가 2천명에 이를 정도로 서강대 학우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실종상태인 이 고양이를 찾기 위해 서강대 총학생회까지 나설 정도다. 반면 이화여대의 경우 2000년대 초반 캠퍼스 내 길고양이가 40~50여마리로 불어나 다람쥐를 잡아먹어 교내 생태계가 위협을 받을 정도까지 치닫자 대대적으로 길고양이 퇴치에 나선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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