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지연(보과대 보건행정08), 송혜영 멘토, 현제영(사범대 국교11) 씨
멘티들이 송혜영 멘토를 다시 만난 24일은 행정고시 2차 시험이 끝난 지 얼마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송혜영 멘토는 요즘 2차 시험에 합격한 후배들을 상담해 주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한 달 뒤 마지막 3차 면접 시험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송혜영 멘토는 “수험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3차 면접 시험만을 앞둔 한 달이었다”고 말했다. 힘겹게 2차 시험에 합격했지만 15% 정도를 떨어뜨리는 면접에 대한 압박감이 목을 죄여 왔다.

“3차는 누구나 다 붙는다고 생각하고 ‘이제 고급공무원이네. 축하 한다’는 주위의 말이 너무 듣기 싫었어요. 얼마나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잠깐의 면접으로 모든 게 날아갈 수 있다는 게 두려웠죠. 특히 3차는 이론서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안감이 더 심했어요”

2차 합격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다음 날 바로 스터디를 구성해 면접 대비에 들어갔다. 멘토는 3차 면접에서는 주로 공직과 공무원에 관련된 내용을 물어보므로 2차 시험이 끝난 후 부터는 공직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3차 면접 시험을 치르면 약 열흘 뒤 합격 여부를 통보 받는다. 송혜영 멘토는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던 중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합격자에게는 정각 6시에 문자가 오는데 6시 1분이 돼도 문자가 안 오는 거예요. 순간 ‘아, 떨어졌구나’라는 생각에 멘붕이었어요. 그런데 1분을 조금 넘겨 합격통보를 받았죠. 너무 좋아서 뛰쳐나가고 싶었는데 괜한 오기로 수업을 끝까지 들었어요.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나서 교수님이 이상하게 쳐다보시던 것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합격 통보를 받았던 당시를 회상하는 송혜영 멘토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멘토의 이야기를 듣던 현제영(사범대 국교11) 멘티가 말했다.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러우면서 한편으론 마음이 급해지기도 해요. ‘앞으로 얼마나 더 공부해야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죠”

송혜영 멘토는 절대로 합격 기간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말라고 조언했다. 공부의 질에 따라, 사람에 따라 합격 기간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공부해야 합격하느냐’는 고시를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이 가장 자주 하는 질문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행정고시는 일 년만 공부해도 붙을 수 있는 시험이고, 반대로 십 년을 공부해도 붙을 수 없는 시험이기도 해요. 정말 합격하고 싶다면 합격까지의 기간에 대한 예상은 하지 않되, 최대한 효율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송혜영 멘토는 지난주 연수를 마치고 29일 환경부로 발령을 받았다. 첫 출근을 앞두고 무척 들 떠 있었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송혜영 멘토는 희망했던 환경부 공무원으로서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 멘토에게 기자가 물었다. “그런데 혹시 남자친구 있으신가요?” “아뇨. 아직 없어요. 하지만 곧 생길 예정이예요. 이제 연애 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송혜영 멘토는 고시공부를 시작한 후 연애를 하지 않았다. 흔히 연애를 공부의 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송혜영 멘토는 연애를 잘 활용해 고시 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으로 만든 사람들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합격하신 분들 중에서도 ‘고시커플’을 참 많이 봤어요. 외롭고 힘겨운 나날동안 서로 위로하고 의욕을 북돋워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분들이죠. 고시 준비 중에는 불꽃이 튀는 뜨거운 연애보다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믿어주는 잔잔한 사랑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4명의 멘티들은 이제 송혜영 멘토와의 마지막 만남 한 번을 앞두고 있다. 아직도 멘토에게 물어보고 싶은 고민들은 많기만 하다. 하지만 송혜영 멘토와의 만남을 통해 막연하게 느껴지던  고시 공부에 희망이 생긴 것은 확실하다. “말로만 듣던 행정고시는 전국의 공부귀신들이 경쟁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합격자는 범접할 수 없는 사람일거라는 생각도 들었죠. 송혜영 멘토와의 만남은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꿨습니다. 멘토는 좀 더 진지하고 절박하게 고시에 임했을 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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