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경영, 문화 경영, 상생 경영 등 경영에는 부쩍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조직이 있는 곳에는 경영이 따르기 때문일까. ‘기술 경영(Management of Technology, MOT)’ 역시 언뜻 보면 흔한 개념어에 불과해 보인다. 하지만 MOT는 융합학문으로서 하나의 체계를 구축했고 본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들에서 현재 MOT 석·박사 과정을 운용 중이다. 아직은 낯선 학문, MOT에 대해 살펴봤다.  

경영학과 공학의 융합
MOT 학위과정은 과학기술과 경영원리를 결합해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이공계의 MBA’라고 불릴만큼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MOT라는 용어는 1980년대 미국 스탠퍼드 대학(Stanford University)의 윌리엄 밀러(William. F. Miller) 교수가 기술경영 강좌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개념은 과거부터 있었지만 경영과 공학을 융합해 하나의 학문영역을 이룬 것은 이때가 최초다. 국내에서는 2006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의 지원 하에 시작됐으며 현재 8개 대학이 MOT 관련 석사 학위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중 본교를 비롯해 서강대, 한양대 등 3개 대학은 박사 학위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MOT과정 추진 배경
MOT 사업은 급변하는 기술경제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산업계의 인력 수요를 충족시키고 기술의 사업화 실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최근 IT 분야 등에서 혁신적인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GDP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2011과학기술통계백서’에 의하면 2010년 우리나라의 국가 총 연구개발비는 약 44조원으로 국가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74%에 이른다. 이 비율은 이스라엘(4.25%), 핀란드(3.84%)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청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최근 10년간 R&D 투자 예산은 연평균 16%이상 증가한데 반해 기술의 사업화에 성공하는 비율은 43.2%에 그쳤다. 이는 미국 70%, 영국 69%, 일본 54% 등 선진국의 사업화 성공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산업자원부는 ‘기술은 기술자가, 경영은 경영자가’라는 이분적 사고 방식과 기술과 경영이 현저히 분리된 교육과정을 원인으로 꼽았다. 

PSM과정도 나와 
교육과학기술부는 9월 ‘과학-비즈니스 융합전문가(Professional Science Master, PSM)’ 양성 사업을 출범했다. PSM은 MOT와 유사하다. 교육과학기술부 정종윤 사무관은 “MOT가 경영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PSM은 순수 과학을 기반으로 사업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충북대, 한국기술교육대, 홍익대 등이 PSM 양성 사업 주관대학으로 선정됐으며 2017년까지 300명 내외의 관련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최근 기술 분야 특허권 분쟁 등 기업의 경영 활동이 얽힌 문제가 증가하면서 MOT, PSM 등 경영학과 이공학의 융합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사회적 자원이 융합에 지나치게 쏠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김대수(경영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영학과 이공학의 융합은 현실을 반영한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 “융합의 근간을 이루는 순수 과학 등 기초학문이 대칭적으로 발전해야 융합 교육의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연구개발활동조사보고서, 각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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