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에 발사하려던 3차 나로호가 아쉽게도 연기되었다. 그래도 이 글이 게재될 쯤에는 발사가 무사히 완료되기를 소망해본다. 물리학을 전공하기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한 나라 과학기술력 수준의 결정체라고 불리는 로켓발사 기술에 관한 내용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8년 4월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하여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일주일간 체류하면서 다양한 과학실험과 임무를 수행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라는 명예를 안은 이소연 박사가 먼저 생각난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5000만 명중에서 우주에 가본 최초의 인물이니 그러한 호칭이 당연하겠지만 마음속 한구석이 좀 불편하다. 남의 나라 우주선 승선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우주에 다녀온 최초의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어떤 의미일까? 우리나라가 아주 가난해서 자동차 한 대도 없던 시절에 어떤 부자가 미군 승용차에 타서 일정 금액을 내고 한강을 처음으로 건넜다면 그 사람은 우리나라 최초로 자동차로 한강을 건넌 사람이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까? 당시 신문 지상에 나왔던 이야기로는 비록 전체 사업비용은 260억 원이지만 국민의 자긍심 고취와 국내에서 준비한 다양한 과학 실험들을 우주에서 수행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정도가 기억이 난다. 즉, 택시 값이 260억 원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과연 그러한 가치가 있을까?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

지난 2009년 8월 25일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는 약 400초 비행 후 폭발하였다. 그 후 2010년 6월 두 번째 시도도 비행 후 137초 만에 폭발하였다. 나로호의 경우 2단 로켓은 대한민국의 기술로 제작되었다. 따라서 모든 것을 다른 나라에서 통째로 사와서 우리나라 땅에서 발사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이 사업을 통하여 많은 기술 이전 및 관련 부분의 국내 제작도 많이 이뤄진다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나로호는 100kg 급 소형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 진행된다. 국제협력과 국내개발을 병행하여 발사체 핵심기술 경험 확보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고 특히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2단 로켓은 국내 기술로 제작된다.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나로호 발사는 단순히 돈 주고 사온 1단과 국내에서 제작한 2단을 단순히 끼워 바로 발사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 수많은 과학 기술 인력 및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부분을 제작하고 그 후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하여 가능한 모든 문제점을 미리 점검하여 진행하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다. 이미 두 번이나 쓰라린 실패를 맛본 나로우주센터에서 3차 발사를 준비해온 많은 연구원들은, 아마 매일 밤을 새워가며 수많은 가능성을 수없이 반복점검하면서 그날을 준비하였을 것이다. 과학자로서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당연히 이번 발사가 성공한다면 국가적 자긍심 고취, 국민에게 꿈과 희망, 청소년에게는 과학기술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부여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야기처럼 마음 한구석이 또다시 불편하다. 현재 로켓 기술을 보유한 국가들 중 우리나라와 같은 방식으로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나라가 많이 있을까? 강대국과 체결한 조약에 의해 장거리 로켓발사 기술이 금지되어 있어서 그런가? 나로호-2 사업에서는 1단 로켓도 국내제작 계획이라는 것으로 봐서 그건 아닌 것 같다. 만일 그렇다고 해도 꼭 이러한 방법이 최선인지는 잘 모르겠다. 본 사업의 총 예산은 약 5000억 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막대한 예산을 좀 더 시간을 두고 20년이 걸리던 50년이 걸리던 우리만의 기술력을 착실히 쌓는 데 활용하면 어떨까? 이것이 시급한 사안인가? 우리 고대인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 필자는 궁금하다.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우주과학 기술진들의 수고와 땀이 결실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원은일 이과대 물리학과 교수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