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가 대한민국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한 지 4달여가 지났다. 정부의 지원 속에서 세종시는 행정동을 중심으로 많은 건물이 새로이 들어서고 있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이주가 시작된 중앙부처 공무원과 세종시로 이주해 올 시민의 주택 수요를 위해 세종시 곳곳에 아파트‧원룸 건설 ‘Boom’이 일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 건설업이 호황을 누릴 기회가 있는 것은 나쁘지 않은 현상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거주민에 대한 배려 없는 일방적 공사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로 세종캠퍼스 인근에 공사 중인 아파트 단지에선 주변 보도블록을 모두 파헤치고, 하루 종일 주민들을 소음과 먼지 속에 살아가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경우 흔히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해 보행자는 걸어 다닐 길이 없어 자동차와 함께 길을 공유한다. 세종캠퍼스 인근 주민 박 모(남·56세)씨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공사로 소음과 먼지에 하루 종일 고통스럽다”며 “시청에 항의를 해봤자 그들은 주민의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배려 없는 건설 ‘Boom’ 속에서 본교생은 안전할까. 세종캠퍼스 특성상 재학생 절반 이상이 세종시에 거주하지만 이들에 대한 행정당국의 관심은 부족하다. 세종캠퍼스로 향하는 주요 통학로 중 하나인 ‘헐떡고개’ 초입(初入)에 시작된 원룸 공사는 부족한 관심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 공사현장은 학생들이 걸어다니는 길 바로 옆이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나 보호막도 없다. 매일 아침 학생들은 공사차량과 4층 높이에 쌓여있는 벽돌을 걱정하며 강의실로 향하지만 개선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명품도시를 표방하는 세종시가 거주민의 ‘안전’을 돌보지 못한다면 진짜 명품이 될 수 없다. 개발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건설업체가 스스로 보호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행정 당국이 나서서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행정 당국의 세밀한 주의와 관심이 세종시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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