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각 후보들마다 자신이 가진 장점과 공약을 통해 국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여성대통령론을 듣고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박근혜 후보는 “여성대통령이 탄생하는 거야 말로 가장 큰 변화와 쇄신”이며 “여성리더십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어머니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또한 "박 후보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어떤 남성보다 정치발전에 기여해 왔고 대통령이 되면 정치쇄신을 넘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며 여성대통령론 띄우기에 나섰다.

세계 최초의 여성 총리는 1960년 스리랑카에서 배출되었다. 스리랑카자유당의 총재였던 남편이 죽으며 당 총재로 취임한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는 ‘울보부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죽은 남편의 업적을 눈물로 호소하는 유세를 펼친 결과, 스리랑카자유당은 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하였고 그녀는 전 세계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되었다. 그녀는 이후 2000년까지 세 번이나 총리를 지냈지만 족벌정치와 스리랑카 다수 민족인 신할리족 위주의 정책으로 인해 소수민족인 타밀족의 반발을 사, 반세기에 걸친 내전의 싹을 만들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해외 명문대학을 나오고 아버지나 남편이 정치적 암살을 당한 후 그 정당을 상속받아 정권을 잡지만 무능과 부정부패로 실각하는 사례는 스리랑카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 전 총재, 방글라데시의 하시나 와레드 총리, 칼레단 지아 전 총리의 사례에서도 되풀이된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히 여성대통령의 배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도자로서의 덕목을 갖춘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가 있음을 살아있는 역사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여성대통령론이 ‘정수장학회’와 ‘인혁당 사건’ 등 역사 인식 논란으로 인한 고집, 불통, 폐쇄적 리더십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 버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세간의 의혹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게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있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는 가난하고 힘없던 나라 지도자셨다. 아버지에게는 그 당시 절실했던 생존의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이자 철학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와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또 한 번 유신시대 피해자에 대해 사과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에 돌려드리고, 그 시대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10월 28일 부산 고등법원은 부일장학회(정수장학회의 전신) 헌납의 강압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진정성 있는 답변이 기다려진다.

베르나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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