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는 앞으로 5년간 나랏일을 맡을 대통령을 선출하는 열기에 계절과는 반대로 나날이 뜨거워져 가고 있다. 대통령이란 직책은 분명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고 그를 선출하는 대선투표 또한 우리의 참정권 중 으뜸이다. 따라서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대선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인들을 만나본 적도 거의 없고 만날 일도 없었다. 그 대신에 선거철 마다 화제를 뿌리는 인물을 얼마 전에 멀리서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가 김제동이었다. 그를 보게 된 계기는 세종캠퍼스에서 토크콘서트를 개최하였기 때문이다.

콘서트를 보러 간 이유는 몇 가지다. 일단은 연예인을 본다는 게 내게도 흔하지 않은 기회이고, 다른 이유로는 젊은이들이 그토록 열광하고 정치적인 영향력까지 있다는 그가 학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도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재미있다고 소문이 난 그의 콘서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큰 강당을 가득 매운 학생들과 2시간 동안 진행된 김제동의 이야기는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물론 여러 부분에서 필자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의견을 반박하기 보다는 교육자로서 느낀 점을 학생들과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 번째로는 그가 안암캠퍼스 뿐만 아니라 세종캠퍼스까지 자비로 찾아왔다는 것이 신선했다. 이것이 어쩌면 대수롭지 않은 일일지도 모르나 세종에서 근무하는 교수로서는 방문의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반가운 일이었다.

다음으로 콘서트를 보고 느낀 가장 큰 소감은 그가 좌중을 사로잡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여러 시간 강의해야 하는 입장에서 매일같이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더 흥미를 갖고 수업에 참여할 것인가는 일상의 고민거리이자 평생의 숙제인 셈이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공부가 가장 좋은 공부법이라고 생각하며 수업시간을 재미있게 진행하려고 무척 노력하는 중이다. 하지만 현재 수업은 그렇지 못 해서매번 자책을 하게 된다. 어쩌면 이 칼럼에서 연예인을 언급하는 이유도 학생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김제동 씨는 뛰어난 언변으로 좌중을 즐겁게 하면서그의 이야기에 청중이 몰입하도록 하였다.

다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용에 관한 것이다. 필자는 지난 번에이 지면을 통해서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토크콘서트에서 그는 현 교육체계에는 초중고를 거치며 창의력을 키울 과정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대학에 와서 창의력을 권유받는 점을 꼬집었다. 현 교육체계를 비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내 스스로도 창의력을 요구받는 현실이 모순이고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비판에 머무르지 말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땀 흘리는 고대생이 되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일 것이다.
김제동 씨는 자신의 자질을 십분발휘하여 이런 영향력이 있는 자리까지 올라서게 되었다. 교육자로서 필자가 항상 생각하는 말 중 하나는“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여”라는 문구이다. 이는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거의 외우고 다녔던 국민교육헌장의 한 글귀이다. 이 국민교육헌장은 그 자체로 여러 논란이 있어서 지금은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자기만의 특별한 소질을 계발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교육의 한 부분이다. 학생들은 대학생활을 토대로 자신의 소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소질을 극대화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교육자로서 학생들의 소질을 발굴하는데 일조를 해야 하는 역할은 항상 고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이 글을 읽는 자랑스러운 고대생들도 충실한 대학생활 속에서 항상 자신의 소질을 끊임없이 발굴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발전시킨다면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영향력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정용우 약학대 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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