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프랑스에서 2년 전 한국으로 유학 온 에티앙(Etienne,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입니다. 제가 만난 한국인은 살고 있는 나라에 따라 다른 성격을 지닌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프랑스 국립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꼴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학생을 만났어요. 한국인 학생에 대한 저의 첫 인상은 ‘매우 진취적이다’는 거였어요. 한국인 학생은 먼저 나서서 동아리에 가입하고 그들끼리 한국인의 행사를 마련했죠. 스스로의 삶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적극적인 모습을 보고 저는 교환학생을 ‘한국’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바라본 한국인 학생은 진취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고 지쳐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들은 자기만족과 삶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듯 생동감이 없었죠. 프랑스에서는 크게 학점에 연연하지 않던 한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는 학점에 혈안이 돼있었어요. 대학의 시험기간은 평소와 다르더군요. 며칠을 밤샌 학생들은 시험만을 위해 사는 사람처럼 기운이 없어보였습니다. 지나치게 정해진 틀 속의 굴레에서 지내는 모습이 삶이 갇혀있는 것 같았어요. 한국인 학생은 자기소개를 할 때, 이름과 나이뿐만 아니라 대학교의 이름을 밝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라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계급화된 사회처럼 보였어요.

저는 2010년 1학기 페루의 리마 대학교(Universidad de Lima)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박세진(문과대 서문08)입니다. 페루의 교수님은 한국인에게 우호적이었어요. 교수님은 저에게 매년 교환학생으로 오는 한국인 학생들은 이해가 빠르고 수업 후에도 모르는 부분을 반드시 집고 넘어간다고 칭찬하셨어요. 한국인 학생은 항상 근면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도 말씀하셨죠.
많은 외국 학생들은 아직 한국 학생이 보수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동양에서 서양인은 상대적으로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죠. 그런데 K-Pop을 통해 제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온 현지 학생들은 한국인 학생이 그들과 비슷한 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한국인 학생은 얌전하다고 생각했지만 흥이 많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즐기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저는 남미 문화와 비슷한 한국 문화에 호감을 보인 현지 학생과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습니다.

저는 일본 요코하마(横浜)에 사는 타이슈(太洲, 타쿠쇼쿠대 3학년)입니다. 일본에서 한국인 학생은 대부분이 몰려다닙니다. 한국인 학생이 많다보니 한국인끼리 생활하는 경우를 많이 봤죠. 한국인 학생은 일본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비췄어요. 때로는 한국인 학생은 표정이 별로 없어 때로는 차가워 보였어요.
그러나 친분이 쌓인 한국인은 오히려 일본인보다 더 가족같이 끈끈한 정이 있었어요. 9월 한국 여행에서 경험한 한국인 대학생의 문화 중 신기했던 것은 대학교 바로 앞에 먹고 마실 수 있는 놀이문화가 많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고등학생 때부터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용돈을 벌어 생활합니다. 공부와 용돈벌이를 매일 반복하다보면 한국 대학생들처럼 놀이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대부분이죠.
그리고 한국에서 친구를 통해 고연전을 접하게 됐어요. 일본에도 고연전과 같은 와세다와 게이오 대학 라이벌전 소케이센(早慶戦)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학라이벌전은 일본의 대학 라이벌전보다 더 인기가 많고 재학생이 즐기는 축제로 자리매김한 것 같았어요.
일부 일본인 교수님의 경우 역사와 독도 문제 등에 관해 예민하고 때로는 닫혀있는 사고를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교수는 보다 열린 사고로 역사를 접하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저는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희망하는 한국인 학생에게 도쿄나 쿄토로 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많은 일본인들이 외국인에 낯설어하는 경향이 있어 외국인이 많은 대도시가 상대적으로 일본인과 친해지기 수월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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