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안사위(居安思危)’ 평안할 때도 늘 위태로움을 생각해야한다. 올해로 임진왜란이 발발한 지 420년이 됐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철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전시회가 있다. 7개 대학박물관 연합전시회 ‘조선을 지켜낸 힘, 그 내면을 톺아보다’를 기획한 경희대 중앙박물관의 김용은 학예사를 만났다.


- 7개 대학박물관이 연합해 기획전을 열게 된 계기가 있나
“동북부지역 대학박물관 간에는 인적네트워크가 굉장히 잘 구성돼 있다. 이런 인적네트워크를 발전시켜 대학박물관의 장점을 살린 좋은 전시를 기획해보자고 작년부터 제안했었다. 때마침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복권수익 기금으로 박물관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기획전을 열 수 있었다”

- 기획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나
“7개 대학 유물을 모아 전시하다보니 각 학교 유물 목록을 파악하고, 유물 인수에 협조를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했다. 다행히 각 대학박물관에서 흔쾌히 응해줬지만 인수 과정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인수하고 나서는 우리의 진열 공간과 크기가 맞지 않는 유물을 어떻게 전시할지와 유물을 한정된 공간에서 어떻게 더 돋보이게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 조선의 무력을 주제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올해는 임진왜란이 일어난지 420년 지난 임진년이다. 조선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서구열강의 침략 등 여러 전쟁을 겪었다. 이 전쟁을 극복했기 때문에 지금 우리는 평화와 행복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평화롭다고 해서 안주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과거 선조들이 겪었던 참화를 통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 전시회에서는 조선 무력의 어떤 면을 볼 수 있나
“조선은 무기 면에서 굉장히 발전한 나라였다. 임진왜란을 거치며 조선은 진법, 병법을 연구하고 새로운 무기를 수용하며 무력의 발전을 이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조선의 무력 발전을 유물과 기록으로 만날 수 있다. 특히 활 만들기나 복제된 총통을 직접 관람객들이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해 관람객이 가깝게 다가서도록 했다”
사진제공 | 경희대 박물관

- 기획전을 찾은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경희대 구성원을 포함해 매우 다양한 관람객이 찾아온다. 지난 일요일에는 한국 역사에 관심있는 일본인들이 단체로 관람하고 갔다. 관람객들에게 전시가 좋다며 연장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우리 유물만 가지고 하면 가능하겠지만 다른 박물관 유물이 포함돼 있어 연장을 할 수 없는 점이 너무 아쉽다”

- 대학연합전시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대학박물관뿐만 아니라 공·사립 박물관이 연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박물관보다 두 세 개가 모이면 그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박물관은 단지 유물을 보관하는 데 그치면 안 된다. 연합전시회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해 관람객들이 친근하고 접근하기 쉬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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