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현대경제연구원
미국은 세계를 이끄는 초강대국으로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의 재선 성공은 전세계 이목을 집중하였다. 오바마의 재선으로 미국은 세계 정치와 경제적 리더십을 강화할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오바마 미국 제45대 대통령은 ‘희망과 변화’를 추구하여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제가 가장 큰 이슈였던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오바마는 기존의 경제회복 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확인했다. 오바마 2기 행정부는 1기의 경제 활성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여 경제회복 달성에 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역할을 중시하는 민주당의 정치적 기조에 의거하여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동시에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 활성화가 본격화 될 때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내의 제조업 부활을 추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셰일가스 개발은 물론, 청정에너지 개발에 집중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대외무역 부분에서는 신규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증대와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오바마 2기의 외교 정책은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같은 시기에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는 중국과의 관계에 많은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잠재적 동반자 관계를 지향하는 ‘프레너미(frenemy)’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관심있는 미국의 대북정책 측면에서는 기존의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전략적 인내’를 유지할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핵 불용(不容)과  우라늄 농축 및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에 보상 없음도 강조하고 있다.

재선 성공으로 기존 정책에 대한 지지를 확인한 오바마 미 대통령은 경제 회복을 위해 소신있게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하원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국 경제의 회복을 위하여 민주당과 공화당은 ‘재정절벽(fiscal cliff)’을 피해가는 초당적(超黨的)인 대타협(grand bargain)이 반드시 필요하다. 재정 감축과 세금 인상 등에 대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당장 내년도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 공화당은 다음 대통령을 배출하기 위하여 재정감축을 감수하면서까지 경기 침체를 다시 부르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과 이에 힘입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감소는 한국의 경제회복과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리는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야 한다. 반면, 통상마찰이 심화되고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이 불안정해 질 우려도 있어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오바마 2기 정부의 자유무역 중시 방침에 따라 한·미FTA 협력 기조가 유지되면서 우리나라는 대미 무역에서 이익을 볼 기회가 확대된다. 이에 반해, 미국 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농업 분야와 서비스업에서 강한 개방 압력이 예상된다. 또한 오바마 2기 정부가 ‘무역단속단(Trade Investigation Unit)’을 신설하여 자국 제품을 보호하고 타국 제품을 견제할 것을 예고하면서, 통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국내 기업은 미국 의 규제 조치에 대한 맞춤형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수출기관들과의 정보공유 등의 대응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차기 미국 정부의 자국 경제 회복 우선과 아시아 중시 대외정책 속에서 우리나라는 단기적으로는 경제회복 목표를 달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국가 아젠다를 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한 한·미동맹을 적극] 활용하여 경제 및 외교 관계의 질적 변화를 추진하여야 한다. 또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환경을 고려하여 미국의 대(對)중국 외교 정책을 활용하는 전략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의 전제 조건인 협력적인 미·중 관계의 토대위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은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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