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와 선본의 부실한 선거 진행으로 파행을 맞은 제 46대 생명대 학생회 선거의 대책마련을 위한 ‘생명대 비상대책 대표자 회의(비상대책회의)’가 19일 생명과학관 동관에서 열렸다. 이 날 비상대책회의에서는 ∆기존 선거 무효화 및 재선거 결정 ∆기존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김서연, 선관위) 해산 및 새로운 선관위 구성 ∆김건호 제 45대 생명대 학생회장에 대한 규탄 및 사과문 요구 등의 안건이 통과됐다.

선거의 총체적 부실

비상대책회의는 회칙을 어기고 부실하게 선거를 진행한 선관위를 질타했다. 선관위는 생명과학관 녹지에 투표함을 설치하지 않고 투표시간도 오후 6시에서 오후 5시로 임의로 단축했다. 양희웅 43대 생명대 선관위원장은 “이 때문에 녹지에서 주로 수업을 듣는 생명과학부 학생의 투표율은 전체투표율 17%의 반도 못 미치는 6%남짓을 기록했다”며 “선거의 대표성이 심각히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선관위와 선본의 롤미팅 및 사전 합의도 진행되지 않아 선관위의 규제 없이 후보 유세가 진행됐다. 때문에 선거 홍보와 후보 유세 자체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단독 선본 ‘너랑나랑’으로 출마했던 안정록(생명대 환생공10) 씨는 “정후보로서 선거에 확실히 신경 쓰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서연 전 선관위원장은 지적된 모든 잘못에 대해 “선관위들이 투표 독려에 수동적이었고 회칙을 잘 알지 못해 투표 관리가 미숙했다”며 생명과학대학 클럽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번 생명대 학생회 선거에선 선관위원장은 두 번이나 바뀌었다. 유세 직전 본래 선관위원장을 맡았던 김건호 생명대 학생회장이 갑작스레 사퇴함에 따라 김서연 부학생회장이 선관위원장을 맡았다. 또한 이번 사태로 또다시 김서연 선관위원장이 사퇴하면서 20일 새 선관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이 구성됐다.

한편 제 44대 생명대 학생회장 선거 때도 녹지에 선거함이 설치되지 않고 투표함이 선관위 없이 방치되는 ‘무인투표함’ 논란이 일었다. 강재훈(생명대 생명과학10) 씨는 “비슷한 잘못이 바로 2년 전에 일어났는데도 왜 이를 반복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관위원장에 대한 책임공방도

또한 비상대책회의에서는 김건호 생명대 학생회장에 대한 규탄 및 사과문 요구 안건이 가결됐다. 당시 김건호 학생회장은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안건에는 ∆김건호 학생회장이 선관위원장 신분으로서 출마 후보를 본인이 추천하고 심사한 점 ∆선관위원장 사퇴 이후에도 선관위에 소속된 기물인 기표대를 임의로 다른 학부에 빌려주려 한 점 ∆선관위원장 사퇴 이후 선거본부실에 들어가 제 45대 생명과학대학 학생회 자료와 제 46대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관련 자료를 모두 포맷한 점 등을 들어 세 가지 사항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김건호 학생회장은 “후보에게 출마를 권유한 것은 선거 전이었고 이후에는 따로 연락하지 않았다”며 “기표대 또한 생명대 선거가 끝난 후에 빌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 선의에 빌려주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회 및 선거관련 자료 포맷에 대해서는 “포맷한 자료는 공적 자료가 아니라 학생회를 진행하면서 정리해 놓은 자료”라며 “새터행사 및 사물함 배정 때문에 학우들의 개인정보가 컴퓨터에 그대로 남아있어서 임기가 끝나기 전에 정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선거관련 자료에 대해서는 “자료가 남아있는지 몰라서 컴퓨터를 포맷할 때 같이 지워진 것 같다”고 답하며 “비상대책회의 이후 사과문 요구를 요청받은 적이 없고 사과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대 학생회 재선거의 선본등록기간은 29일까지며 12월 4일까지 5일간 선거유세기간을 가진 후 12월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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