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대 세종총학생회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고대신문이 ‘만사소통’과 ‘새로고침’ 두 선본이 제시한 공약 중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했다. 점검기준은 △공약의 필요성 △공약 진행 상황 △임기 내 실현 가능성이다. 각 선본의 입장은 인터뷰와 20일 이뤄진 공청회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공통 공약 1 등록금 인하
‘만사소통’ 선본은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회의 전, 전년도 등록금 회계 분석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컨설팅 의뢰 공약을 제시했다. 공청회에서 박광월(경상대 경제09) 정후보는 “학생 대표 측이 등록금 책정에 대한 전문성을 가져야 등심위에서 학교 측과 대등한 논의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회계 분석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공약 시행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자문 기구에 회계 분석을 의뢰할 시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새로고침’ 선본은 등심위 회의에 동반 참석할 안암총학생회(안암총학), 대학원총학생회(원총)과의 연대를 극대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새로고침’ 선본은 이번 달 초 ‘고대공감대’ 선본과 등록금 문제에 관한 회담을 3시간 동안 진행한 바 있다. 공청회에서 김지연(인문대 문예창작08) 정후보는 “등심위 회의에서 학생 대표자의 목소리를 높일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안암총학, 원총과의 합동 공약”이라며 “양 단체와의 연계를 극대화할 수 있을거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제 46대 안암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고대공감대’ 선본의 황순영(정경대 정외10) 정후보는 “세종총학, 원총과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등심위에서 2012년보단 확실히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통 공약 2 학생회칙 개정
‘만사소통’ 선본은 학생 수는 많지만 ‘단과대’가 아닌 경영학부의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가입 문제, 확대운영위원회 소속인 공공행정학부와 사회체육학부의 중운위 참가 등의 해결을 위해 학생회칙 개정 공약을 제시했다. 회칙개정특별기구(회특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위원장은 중운위 위원 중 한 명으로 제한하며, 위원은 각 단과대·학부에서 한 명씩 뽑는다는 원칙이다. ‘만사소통’ 측은 회칙개정 실현을 위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 개최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박광월 정후보는 “전학대회에서 회특기구 설립 필요성 문제, 개정이 필요한 회칙 논의를 함께 진행해야한다”며 “단위 학생회와의 간담회, 학우들과의 꾸준한 소통이 있어야 전학대회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고침’ 선본은 △총학선거 성립 투표율 43% 하한제 폐지 △휴학생 선거권 부여 △중앙선거위원장(중선위)의 선거 징계사유 임의 지정 등의 회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회특기구는 전학대회에서 안건 제의가 된다면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암 중운위 산하 회칙개정특별위원회 신강산 위원은 “투표율 하한제 폐지 공약에서 ‘선거와 투표율의 의미’에 관한 중운위 위원 간 명확한 논의 과정만 거친다면 세 공약 모두 회특기구가 없어도 개정할 수 있는 공약”이라고 말했다.

공통 공약 3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관련 학생 여론 환기
두 선본 모두 학생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한대련 탈퇴를 지지하는 학생들이 많다면 한대련을 탈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대련 탈퇴 후 학생들이 다른 대학생 연대체 가입의 필요성을 제기할 경우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전총모)에 가입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생 연대체로서의 한대련의 위치에 대한 두 선본의 관점은 엇갈렸다.
‘만사소통’ 선본은 한대련이 ‘등록금 2% 인하’에 큰 기여를 한 전국 단일 대학생 연대체이며, 이를 대체할 대학생 연대체는 없단 입장이다. 박광월 정후보는 “한대련보다 더 조직화되고 대학생 권익을 강하게 대변할 연대체가 있다면 당연히 한대련을 탈퇴할 것”이라면서도 “TV조선에 출연해 한대련의 부정적인 면만 역설하고, 박근혜 후보와 면담을 갖는 등의 정치적 활동을 일삼는 전총모가 한대련을 정치 편향적 단체라고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전총모가 한대련의 대안이라 보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말했다.

‘새로고침’ 선본은 한대련은 대학생 권익을 위한 연대체라기 보단 정치색이 강한 단체라며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김지연 정후보는 “한대련은 가입 후 3년 동안 탈퇴가 자유롭지 않다”며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지 않은 집단은 학생 연대체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새로고침’ 측은 끊임없는 학생들과의 소통 중 한대련 탈퇴 문제가 불거지면 정책투표를 통해 탈퇴 여부를 결정한단 입장이다.

‘만사소통’ 단독 공약 호연학사 통금 시간 규제 완화

▲ 자유관은 호연학사 건물 중 단과대와의 거리가 가장 멀다.

‘만사소통’ 선본은 사생회와의 소통을 통한 호연학사 통금시간 규제 완화 공약을 제시했다. 통금 시간 규제 문제는 호연학사 운영 방침 중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꼽힌다. ‘만사소통’ 측은 행사 공동 주최를 통해 사생회와의 연계를 이어가면서 ‘사생총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생회와의 협의에 실패한다 해도 사생들의 통금 시간 완화 여론이 강할 경우, 자체적으로 사생 서명을 받아 호연학사 생활지원팀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호연학사 생활지원팀 심화종 과장은 “통금 규제 완화를 위해선 호연학사 운영위원회, 학부모 여론 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사생총회가 열린다고 해도 공약 실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안암총학 '고대공감대' 주도로 시범 설치한 흡연부스. 아직 집진기가 설치되지 않아 밖에서 담배를 피는사람도 있다.
‘새로고침’ 단독 공약 흡연부스 시범 설치

‘새로고침’ 선본은 농심국제관 정문 앞 흡연부스 시범 설치 공약을 제시했다. ‘만사소통’ 소속의 단과대, 기구학생회 후보도 ‘흡연구역 재설정’ 공약을 내세울 만큼 혐연권 및 흡연권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송헌용(과기대 컴퓨터정보08) 부후보는 “교비를 통해 시범설치를 이룰 것”이라면서도 “학교 측이 교비 지원에 난색을 표할 경우 흡연부스 내 광고판 설치를 통해 외부 기업과의 후원 계약을 이룰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고침’ 측은 이번 달 초, ‘고대공감대’로부터 후원금 지원 가능 기업과 흡연부스 설치 전문기구에 관한 자문을 받았다. 그러나 외부기업과의 후원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공약 실현 가능성은 낮다. 세종총학이 학생복지팀에 건의한 안건이 예산조정팀에게 전해질 때 예산이 1000만원이 넘는 안건은 ‘사업예산’으로 분류된다. ‘흡연부스 시범 설치’ 공약이 사업예산 지원을 승인받기 위해선 예산조정팀이 지정한 1년 예산 한도 안에서 다른 사업보다 우선순위에 있어야만 한다.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8~10인용’ 흡연부스 1대의 가격은 2500만원 선이다. 이에 송헌용 부후보는 “우리 선본의 공약은 ‘시범’에 불과하다”며 “시범설치가 성공적이라면 학교 측에서 ‘학교 주관 사업’으로 전환해 교비 지원을 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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