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일체감
봉사의 계기는 1년 전 교수님과의 술자리에서였다. 대학생으로서, 특히 체육교육과 학생으로서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말. 일동의 가슴을 울린 이 한마디는 지금의 체육교육봉사동아리 ‘일체감’을 있게 했다. ‘일’상생활에서 ‘체’육을 통해 ‘감’동을 전하는 동아리 ‘일체감’의 이영수(사범대 체교07), 김현수(사범대 체교08), 김가경(사범대 체교10) 씨를 만나봤다.

일체감은 1월 체육봉사에 뜻을 품은 체육교육과 학생 5명이 모여 결성했다. 영수 씨는 “재능기부가 한창 사회적 이슈가 되던 때였어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지성인으로서 베푸는 행동을 하는 것이 참된 고대생의 역할인 것 같다’는 교수님의 말씀 또한 촉매제가 됐지요”라고 말했다.

처음 동아리를 창설하고 의욕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소외계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정하고 모두가 같이 즐기는 ‘뉴 스포츠’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또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더 나아가서는 체육을 보는 사회의 인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현수 씨는 “근처 사회복지센터들에 연락을 취했어요. 몇몇 기관에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현실적인 문제가 있더라고요. 체육활동을 하다 보니 장소 대관이 문제가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교내 시설은 모든 학생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기에 빌리기 어려웠고, 다른 장소를 빌리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4개월 동안 활동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가 기회가 찾아왔다. “방학 즈음 과사무실 조교님께서 사정을 아시고는 장애인 시설인 인가원을 연결시켜줬습니다. 그렇게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매주 한 번 야구를 가르치고 있어요”

장소문제가 해결되자 또 다른 문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과 장애인 사이에 쉽게 좁혀지지 않는 마음의 벽이었다. 경계심을 가득 품은 눈빛을 받았고 기본적인 동작조차 제대로 가르칠 수 없었다. 퍼져 있던 이들을 모으는 데만 5분이 넘을 정도였다. 그랬던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진심’이었다. 흔히 봐오던 일회성 봉사가 아니라 매주 찾아와 열성적으로 야구를 가르쳐주는 동아리원들의 모습에 마음의 빗장은 점차 풀려갔다. 요즘은 방문할 때마다 미리 기다렸다 달려나오며 반긴다. 일반인 못지않게 실력도 금방 늘고 있다.

봉사를 통해 얻는 보람은 지대하다. 가경 씨는 매주 봉사활동을 통해 한 주를 시작하는 활력을 얻는다. “봉사활동을 통해 남을 도와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은 안 해본 사람은 절대 모를거에요.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버스 안에서는 모두들 장비를 옮기고 이동하느라 지쳐 말이 없지요. 하지만 돌아오는 버스 안은 그 날 있었던 일을 소재로 웃음꽃이 핀답니다” 영수 씨는 봉사활동을 자신감의 원천으로 삼는다. “사실 주위 사람들은 졸업을 앞두고 봉사활동에 몰두하는 건 시간낭비가 아니냐고 물어봐요. 하지만 베풀고 있다는 마음은 일상에서 자신감을 얻게 합니다. 살아있다는 기분을 들게 하는 동아리활동은 좋은 스펙과도 바꿀 수 없어요”

일체감은 앞으로 새로운 활동을 계획 중이다. 다른 대학의 체육교육과와의 연계를 생각하고 있고 ‘체육을 통한 기부’라는 취지를 지키는 선에서 타과생들에게의 문호 개방도 논의 중이다. 또 사회복지시설과 연락이 닿아 12월부터 소외계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격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일체감 회원들은 모두 “봉사활동은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저희는 동아리를 만들고 거창하게 접근하느라 오래 걸렸지만 재능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게 재능기부라고 생각해요. 영어를 잘하면 주변의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면 되는 것 처럼요. 한번쯤 주위를 둘러보면 어떨까요? 의외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될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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