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대학생은 민주화 운동의 주도 세력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제도적 민주화가 이뤄지고 급격한 사회의 변화가 일며 20대는 정치 일선에서 점점 멀어졌다. 이 가운데 사회의 일각에서 ‘20대 탈정치화’에 대한 우려가 일기 시작했다. 선거마다 나타나는 저조한 투표율, 공적 활동에 대한 무관심은 이런 우려를 높여간다. ‘20대 탈정치화’의 원인과 문제,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사적 삶에 몰입하는 20대
조대엽(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는 20대 탈정치화의 원인으로 ‘시장 경쟁적 사회 구조’를 먼저 꼽았다. 현 20대는 경제 위기와 더불어 찾아온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 놓여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효율이 중심이 되는 시장 구조, 개인의 성공적 삶이 중시되는 사회 풍조는 20대를 사적 삶에 집중하게 한다. 조 교수는 “정치란 것은 공적 존재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 지금 20대는 성공에 대한 압박에 사적 삶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 지체로 인한 탈정치화
20대의 문화에 호응하지 못하는 정치 제도도 탈정치화의 한 원인이다. 인터넷, 디지털 기술의 확산 속에서 자라난 현 세대는 N세대, Y세대로 불리기도 했다. 이들은 오락 중심의 문화를 즐기며 SNS등 새로운 기술과 함께 기호도 빠르게 변한다. 20대는 네트워크화되고 직접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현재 정치제도는 1990년대 이후 답보상태에 머무르며 20대의 빠른 문화적 변화를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 조 교수는 “이는 일종의 제도적인 지체현상이다”며 “현재의 경직되고 높은 대의민주주의의 벽이 20대의 공적 욕구를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대는 보수화됐나
일각에선 20대의 특성으로 ‘보수화’를 지적하기도 한다. 90년대 중반 이후 급속히 줄어든 학생운동, 비운동권 총학생회의 등장, 과거에 비해 높은 새누리당 지지율 등은 20대의 보수화를 나타내는 지표로 제기된다. 하지만 이준한(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엄밀히 말해 이를 보수화라고 보기보단 ‘물질주의화’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민감해진 취업 문제, 세계적인 경제 악화로 인한 탈정치화의 연장이라는 분석이다. 이 교수의 관점에 따르면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의 높은 청년 지지도도 보수화라는 정치 성향의 변화보다 청년 실업, 일자리 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 안목으로 정치 바라봐야
최근 등장한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은 20대의 정치 창구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4월 치러진 19대 총선의 20대 투표율(41.5%)이 18대 총선(28.1%)에 비해 크게 상승한 원인 중 하나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투표 홍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참여를 위해선 제도적인 지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 교수는 “20대의 공적 요구를 생활화할 수 있는 정치 제도의 보완이 따라야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청년들의 의식 변화를 강조했다. 정치에 대한 저조한 관심은 궁극적으로 청년들의 손해로 돌아온다. 이 교수는 “즉각적인 혜택, 단기적 유행에 따르기보다 다음 세대의 역할, 민족의 미래, 사회의 양극화 등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치적 참여를 늘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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