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드롬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TV토론까지, 18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20대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제 18대 대통령선거에서의 20대 투표율은 65.2%(방송3사 출구조사). 이를 두고 ‘지난 17대 대선 당시의 20대 투표율(46.6%)보다 무려 18.6% 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라는 긍정적인 시선과 ‘여전히 연령대별 투표율에서 가장 낮은 수치’라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엇갈린다. 전문가들과 함께 18대 대선에서 나타난 20대의 정치참여의식의 양적, 질적 수준을 분석해봤다.

투표참여 과정에서 의식수준 높여야
전문가들은 17대 대선과 비교해 18대 대선에서 20대 투표율이 급증한 요인으로 ‘인터넷 매체를 통한 정치적 이슈의 신속한 전파’를 꼽았다. 과거에 비해 젊은 층이 관심을 갖는 △반값등록금 △청년실업문제 △최저임금 등에 대한 공약이 많이 거론된 것도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안철수 신드롬까지 더해져 기성정치에 실망해 투표를 포기했던 부동층이 투표장으로 향한 것도 이 같은 상승세에 일조했다.

하지만 단순한 투표율 수치에서 벗어나 투표참여 과정에서의 의식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8대 대선에서 20대는 SNS를 활용한 투표 인증샷 놀이 등을 통해 선거를 축제로 만들어 투표율 상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에 대해 심도 있게 살피는 것까지는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내영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은 “20대 중 신문을 읽거나 TV토론을 보는 사람이 적고 SNS에는 개인적인 성향에 따른 글이 많아 불균형한 시각을 갖고 있다”라며 “투표율은 많이 늘어났지만 과연 20대가 선거과정에서 후보자의 정책이나 비전 등을 비교하여 합리적 선택을 한 것이냐는 자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율 저조에 외부적 영향도 있어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원인으로 외부적 요인이 거론되기도 한다. 임혁백(정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20대는 대학생 혹은 비정규직인데, 지방 출신 대학생의 경우 부재자 신고가 까다롭고, 비정규직은 투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남건(문과대 인문학부12) 씨는 “투표율이 낮은 것에 대해 안타깝지만 많은 대학교들이 대선기간에 기말 고사를 치른 점 등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혁백 교수는 “경제민주화, 복지, 군복무단축, 반값등록금, 부정부패 척결 등 모든 것은 표를 모으면 이루어 낼 수 있다”며 “자신의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투표는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적인 조건이자 의무”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투표를 의무가 아닌 권리로만 생각하면 궁극적으로 집권자들이 그 권리도 뺏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내영 소장도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더욱 구체화하고 다양한 정보습득 채널을 갖춰야 한다”며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편향되지 않은 감각을 가져야 20대의 정치적 관점도 50대, 60대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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