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중앙대학교 미술학부) 교수 - 제 16대 대통령 노무현 초상화가

- 어떤 계기로 대통령 초상화를 그리게 됐는지“청와대 큐레이터로부터 연락이 왔다. 청와대에서 초상화를 그릴 사람 몇 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한다. 나중에 대통령이 말하길 내가 농촌 출신이고 농민화가로서 활동해 온 것이 당신의 정서와도 맞아떨어져 나를 택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특별히 주문한 것이 있나“권위적인 대통령상은 별로 원하지 않는다며 자신을 ‘농부의 아들’로 친근하게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일국의 대통령상인데 위엄 있고 존경스러운 모습을 그려주고 싶었다. 기존의 대통령 초상화와도 균형을 맞추려다 보니 원하는 모습을 완벽히 재현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나중에 개인 소장용으로 그린 초상화는 활짝 웃는 사진을 참고해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의 초상화를 그려 드렸다”- 혹시 다른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릴 기회가 온다면“내가 존경할 만한 사람이어야 초상화를 그릴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재임기간 중 잘한 것이 있고 못한 것이 있겠지만 존경할 만한 분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초상화를 그렸다. 화가가 초상화 그릴 대상에게 존경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그림이 그려지겠나. 혹시 돈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주면 생각해 보겠다(웃음)”이원희(계명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 제 14대 대통령 김영삼 초상화가
- 대통령 초상화를 그린 과정이 궁금하다
“나는 인물화나 초상화를 그릴 땐 직접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리는데, 직접 대통령의 사진을 찍는 것은 불가능하다더라. 대신, 대통령을 만나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특별한 요구 없이 그냥 평범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눴다. 며칠 뒤 청와대에서 사진을 보내와 그걸 바탕으로 그림을 그렸다. 남이 찍은 사진으로 그리다 보니 완성한 후에 만족스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 초상화를 그리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대통령이라고 특별히 위엄 있게 그리려 하지 않고 대화를 하며 느낀 내면을 충실하게 반영하려 노력했다. 한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눠보니, 당시 YS가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자신만만하고 시원시원하단 인상을 받았다. 인생을 그리 심각하고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다. 누구의 초상화를 그리든 중요한 것은 그 사람 자체를 그리는 것이다.”

- 대통령의 모습을 초상화로 남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항상 아쉬운 점은 의례적인 초상화만 그리고 대통령의 실제 생활을 담은 그림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의 기록으로서 초상화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것들을 차곡차곡 남겨 두는 것이 후세에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된다. 외국을 보면 왕이나 대통령의 좋은 모습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치부나 과실까지도 모두 그림으로 그려 남긴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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