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중앙대학교 미술학부) 교수 - 제 16대 대통령 노무현 초상화가
- 대통령 초상화를 그린 과정이 궁금하다“나는 인물화나 초상화를 그릴 땐 직접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리는데, 직접 대통령의 사진을 찍는 것은 불가능하다더라. 대신, 대통령을 만나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특별한 요구 없이 그냥 평범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눴다. 며칠 뒤 청와대에서 사진을 보내와 그걸 바탕으로 그림을 그렸다. 남이 찍은 사진으로 그리다 보니 완성한 후에 만족스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 초상화를 그리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대통령이라고 특별히 위엄 있게 그리려 하지 않고 대화를 하며 느낀 내면을 충실하게 반영하려 노력했다. 한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눠보니, 당시 YS가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자신만만하고 시원시원하단 인상을 받았다. 인생을 그리 심각하고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다. 누구의 초상화를 그리든 중요한 것은 그 사람 자체를 그리는 것이다.”
- 대통령의 모습을 초상화로 남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항상 아쉬운 점은 의례적인 초상화만 그리고 대통령의 실제 생활을 담은 그림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의 기록으로서 초상화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것들을 차곡차곡 남겨 두는 것이 후세에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된다. 외국을 보면 왕이나 대통령의 좋은 모습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치부나 과실까지도 모두 그림으로 그려 남긴 사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