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본교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공동 운영하는 ‘KU-KIST 융합대학원’이 첫 신입생을 맞았다. 입학식에는 2012년 11월 대학원장으로 취임한 진정일 융합대학원장을 비롯해 7명의 교수와 20여 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진 원장은 학생들과의 기념 촬영에서도 ‘융합’을 중시하며 학생들과 교수끼리 자유롭게 섞이길 바랐다. ‘융합적 교육은 시대적 요구’라고 말하는 진 원장을 만나 융합대학원의 특징과 전망에 대해 물었다.

▲ 사진 | 김연광 기자

-‘KU-KIST 융합대학원’은 어떤 곳인가
“본 대학원은 본교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간 단순한 협력이 아닌 ‘묵은 김치의 발효’같은 융합을 추구한다. 갖가지 재료가 발효돼 하나의 독특한 맛을 만드는 김치처럼 본 대학원은 여러 학문적 연구와 능력들이 융합돼 새로운 기술 영역을 만든다. 현대는 지나치게 세분화된 학문 영역이 많은데 이런 수직적 학문으로는 복합적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여러 학문들이 수평적으로 합쳐진 융합 학문은 현대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에 본 대학원의 개원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다”

-대학원장 선출과정에서 여러 후보들이 거론됐다고 들었다. 융합대학원장으로서 어떤 역량을 인정받았나
“‘융합’에 대한 필요성을 이전부터 깨닫고 있었다. 저술했던 학술논문 427편 중에는 주전공인 ‘고분자·재료화학’의 경계를 넘어 물리학, 생물학 교수와 함께 공동 연구한 것이 많다.
또한 본교 교무처장, 대학원장, 부총장 대행까지 역임하면서 행정 실무 능력을 키웠고 국제 순수·응용화학연합회 회장으로 재직하는 등의 국제적 활동 경험도 활발히 했다”

-KU-KIST 융합대학원은 나노 공학, 정보기술 공학, 의학, 약학을 아우르는 학문을 연구한다. 여러 학문을 관통하고 하나로 엮는 힘은 무엇인가
“컴퓨터, 텔레비전 등 모든 과학 기술에는 기본적으로 ‘나노’가 녹아있고 미래 과학의 답 또한 ‘나노’에 있다. 본 대학원은 나노를 이용한 IT나노 사이언스, 나노 바이오로봇 등을 연구한다. 흔히 생각하는 인간의 외형을 모방한 로봇이 아닌 크기가 미세한 입자만큼 작은 로봇을 개발한다. 일례로 암세포를 발견하고 인체 밖으로 배출하게 하는 공학 기술을 지닌 나노 분자를 만들어 인체에 주입하는 연구를 한다”

-대학원 전공은 크게 ‘바이오 메드(Bio-Med·Biotechnology-Medicine)’와 ‘정보기술-나노과학(IT-NS·Information Technology-Nano Science)’ 두 가지가 있다. 각각은 무엇을 연구하며 목표는 무엇인가
“바이오-메드 전공은 융합기술을 통해 난치성 질환을 위한 새로운 치료제와 기계를 개발한다. 정보기술-나노과학 전공은 원자나 분자 수준의 나노기술을 정보기술에 접목하는 분야이다. 전공은 두 가지로 나뉘지만 학문간 융합을 추구하는 대학원인 만큼 전공생들은 서로의 전공과목을 넘나들며 수강할 수 있다. 앞으로 전공 구분 없이 뽑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장기적 목표는 인문·사회, 예술적 소양을 기르는 강의도 기술·공학 위주의 커리큘럼에 접목시켜 ‘인간적 과학기술인’을 배출하는 것이다”

-석사 과정 28명과 박사 과정 12명으로 정원이 총 40명이다.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어떤 자질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나
“서류전형과 구술시험 두 단계를 거치며 ‘발전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성실하게 역량을 기른 학생, 저학년 때는 비교적 학점이 낮았으나 고학년으로 갈수록 상승세를 보이는 학생을 선발했다. 후기 선발에서 20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2, 3년 후에는 지금보다 많은 인재를 선발해 육성하고 싶다”

-교수와 연구원이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동시에 근무하는 ‘학연(學硏)교수제’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러한 제도가 주는 장점은 무엇인가
“학연교수제를 통해 본교 교수가 KIST 학연 교수가 돼 연구소에 파견되고, KIST 교수는 본교 교수로 온다. 이에 학생들은 이론적, 학문적 접근 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는 현실적 방안까지 고루 접할 수 있어 학생과 교수 모두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외에 도입한 독특한 제도나 시스템이 있다면
“학생에게 두 전공에서 한 명씩 지도교수가 배정되는 ‘공동지도 교수제’가 있다. 이는 교수와 학생이 교류하며 학문 간 경계를 넘나도록 한다. 또 기업체 연구소장, 기술관련 정책을 담당한 정부 관료, 노벨상 수상자와 같이 유능한 국내외 멘토 6분을 모셔와 학생들과 멘토-멘티 관계를 갖게 하는 ‘멘토 특수지도법’을 도입할 예정이다”

-타 대학의 융합대학원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본 대학원은 타 기관과 같은 학문 간 인위적 연계가 아닌 자연발생적이고 필요에 의한 융합을 추구한다. 또한 열린 교육을 지향해 학생들의 커리큘럼은 과학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인문적 소양을 기르는 강좌도 포함한다”

-융합대학원의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의대 건물과 CJ식품안전관 일부에 흩어져 있는 본 대학원 부지를 준공 예정인 하나과학관에 모이게 해 원활한 업무를 추구할 것이다. 또한 양 기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한 교수와 학생의 ‘우수성’을 지향한다. 현재 전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의 후원을 하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을 노벨상 수상자로 기르고 싶다. 충분히 가능성 있다. 최종적으로 본 대학원의 학문적 전진이 곧 세계 기술의 진보가 되고 다른 기관들을 이끄는 ‘세계선도 대학원’이 되도록 키우겠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