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부 선수들을 치료하고 있는 김호빈 트레이너. 본교엔 재활치료실이 하나 뿐이라 언제나 선수들이 몰린다.

현재 본교는 3명의 트레이너가 5개 운동부 170여 명의 선수를 관리한다. 개인종목 선수를 담당하는 트레이너는 없다. 2년 계약직이라는 고용조건, 협소한 치료 시설 등 트레이너는 아쉬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맡은 일을 수행하고 있다.

트레이너는 기본적으로 ‘부상 예방 및 치료’ 역할과 ‘선수 운동능력 향상을 위한 개인훈련 프로그램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본교 트레이너는 △경기 전 마사지와 테이핑 △경기 중 부상 시 응급 처치 △경기 후 치료 및 컨디션 관리 △부상 후 외래 재활 훈련 시 선수 컨디션 보고 △훈련 시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 작성 △선수의 부상 부위별 병원 추천 및 재활치료 상태측정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본교는 재활 트레이너가 부족해 2명의 트레이너가 두 종목을 관리하고 있다. 두 종목에서 동시에 부상자가 나왔을 경우 지원에 물리적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김호빈(농구, 럭비 담당) 트레이너는 “만약 두 종목에서 동시에 치료 요청이 들어오면 불가피하게 다른 종목 담당 트레이너가 투입되는 로테이션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트레이너 1인이 하루에 치료할 수 있는 환자는 최대 10명 정도다. 병원에서 재활 선수를 12년 동안 치료해 온 조지훈 대한운동사협회(KACEP) 사무총장은 “전체 선수 인원의 최소 10%의 트레이너를 두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체육위원회 서충원 과장은 △1일 자로 이미 트레이너를 한 명 추가 채용했으니 운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 △고연전과 같이 5개 운동부 수요가 몰릴 때만 외부 트레이너 단기 고용이 가능하다는 점 △아이스하키, 럭비 등 상대적으로 경기 일정이 적은 종목이 있다는 점 △축구, 야구, 농구도 겹치는 요일을 최대한 피하는 3인 트레이너 로테이션 체제로 불편함 없이 운영 가능하단 점 등을 들어 당장의 트레이너 추가 채용에 난색을 표했다.

트레이너 부족은 본교 선수들의 체계적인 개인 훈련 시스템 확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본교 선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전적으로 선수가 알아서 해야 하는 실정이다. 시합을 앞두고 선수 개인의 컨디션에 맞는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통한 운동 능력의 향상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본교를 졸업한 정희재(체육교육과 09학번, FW) 선수는 “대학교 땐 트레이너 수가 적어 사실상 개인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트레이닝에 대한 교육이 없다보니 기본적인 ‘벤치프레스’, ‘스쿼트’ 정도의 훈련만 제한적으로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본교를 졸업해 프로 선수로 활동 중인 모 선수는 “대학 시절 웨이트 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고 프로에 왔더니 프로 선수들에 비해 근력 상태가 많이 다르더라”며 “대학교 때 누군가 훈련을 세심하게 관리해 줄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에 서충원 과장은 “작년부터 ‘1감독-1코치’ 체제를 ‘1감독-2코치’ 체제로 확대 개편했다”며 “작년과 올해에 걸쳐 늘어난 코치와 트레이너가 선수의 개인 훈련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레이너가 2년마다 재계약하는 계약직인 것도 일관적인 훈련 지원에 방해가 된다. 본교는 트레이너 한 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크다. 트레이너가 부상, 훈련, 외래 진료 지원, 마인드컨트롤, 행정 지원 등을 모두 담당하기 때문이다. 2012년 2월을 끝으로 해지된 전(前) 본교 트레이너는 “업무 파악, 선수 파악만으로도 1년은 잡아야 하다 보니, 아무래도 2년의 계약 기간은 원활한 업무를 하기엔 너무도 짧다”고 말했다. 정해성(사범대 체교11, MF) 선수 역시 “재활훈련은 지겹고 힘든데 서먹한 트레이너와 훈련을 한다면 힘들 것”이라며 “꾸준히 의지할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트레이너를 단기간에 추가 채용하는 것은 어렵다. 그나마 올해 한 명을 더 늘려 트레이너가 3명이 된 실정이다. 서충원 과장은 “적어도 올해는 3인 트레이너 체제로 운영을 해보자는 입장”이라며 “투자비용 대비 효율성, 현장의 인력 필요 정도를 고려해 추후에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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