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송민지 기자 ssong@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허승필(사범대 체교08) 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 일과시간에는 생활스터디와 21학점짜리 시간표에 충실한 ‘학생’이었다가 식사시간과 저녁에는 가게로 달려가 ‘사장님’이 된다.

승필 씨는 지난해 11월 정문 앞에 ‘고기국수 1호점’을 내고 어엿한 사장이 됐다. “제주도 출신이라 제주 향토음식인 고기국수를 좋아해요. 고향 친구들끼리 서울에 고기국수 가게를 열면 좋겠다고 장난처럼 말했는데 이렇게 실제로 하게 됐네요”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승필 씨에게 창업은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지만 자금 조달부터 인테리어, 음식 만드는 법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는 계약금을 날리는 아찔한 일도 겪었다. “고기국수 만드는 법은 제주에서 배워왔어요. 규모가 비슷한 가게에서 직접 일을 해보면서 실무 위주로 익혔죠”

개업을 앞둔 시점이 창업 과정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지난 학기에는 창업 준비 때문에 수업을 거의 나가지 못했어요. 개업이 다가오자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죠. 평범하게 취직이나 할 걸 하는 후회도 했고요” 대부분의 고객이 본교생이다 보니 캠퍼스 내에서 식당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를 직접 들을 때도 있었다. 초반에는 매출 또한 일정치 않았지만 현재는 월 매출 2000만원을 올리는 가게로 자리 잡았다.

커다란 목표 없이 시작한 사업이지만 소박한 목표도 생겼다. 대학생들에게 ‘싸고 맛있고 배부른 한 끼’를 대접하겠다는 다짐이다. “저부터도 객지 생활을 하다 보니 학교 근처에서 매번 식사를 해결했어요. 학생들 주머니 사정을 아니까 싸지만 든든한 식사를 제공하고 싶어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최대한 다양한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승필 씨에게 창업은 꿈을 향한 시작이다. 졸업 후에도 가게 운영을 계속할 계획이지만 전공을 살려 체육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여전하다. “체육교육과 학생으로서 교단에 서고 싶습니다. 5년쯤 뒤에는 체육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앞으로 무엇을 하든 창업의 경험은 많은 힘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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