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정치권은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노원병 출마를 두고 시끌벅적 했다. 일부 야권세력은 安후보의 출마를 두고 ‘정치적 도의에 어긋나는 일’ 이라며 맹렬히 비판하는가 하면 특정 매스컴에서는 ‘안철수 뒤통수 치다’ 등의 자극적인 헤드를 써가며 安후보 ‘까기’에 열을 올렸다.

정치가 정치공학적 수싸움으로 변질된 건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의 작태를 보고 있으면 정치의 순수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대선을 앞둔 작년 12월,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본지 편집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김재연 의원은 “패배가 확실함에도 후보를 내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비록 선거에 지더라도 당이 추구하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대답했다.

지금의 야권은 이 말에 얼마나 당당할 수 있을까. 진보진영은 정치적 소속이 없는 安후보를 자기 멋대로 재단해 양보를 강요했다. 정치적 지향점이 분명히 다른데도 야권이 유리한 지역이라면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거리낌 없이 단일화를 해왔다.

그들이 말하는 ‘도리’와 ‘명분’은 무엇인가. 여론조사 결과는 노원구민의 민심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도리’와 ‘명분’이 유권자의 요구보다 앞설수 있는 것인가. 지금의 모습은 마치 70,80년대 깡패들이 속칭 ‘나와바리’ 라고 불리는 그들만의 구역을 정해 이권을 나눠먹던 모습과 전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단일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각 정당이 추구하는 정치적 차이를 상쇄시킬 만큼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노원구는 어떤가. 의석수 하나가 그들이 추구해온 정치적 가치보다 중요한가. 이에 대한 답은 그들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이성현 시사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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