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첫 직장 구할 때 혹은 대학원 갈 때 제출하는 서류의 하나.’ 이것은 개그콘서트 ‘현대레알사전’의 정의가 아니라 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정의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는 대학 가기 위해 내신 성적 높이는데 여념이 없었다면, 대학에 와서는 졸업 후 대비를 위해 학점 쌓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에 내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물어 봤다. 학점이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하냐고? 대부분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럼 대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학점을 잘 취득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나는 동의하기 어렵다. 나의 경우는 대학 때 학점이 좋지 못 하다. 물론 좋지 못한 학점이 대학 졸업 후 진로 선택에 약간 어려움으로 작용하기는 하였지만, 학점이 좋지 못해서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을 못했던 기억은 없다.

  학점은 졸업 후 첫 직장을 선택할 때나, 대학원 가는 경우에는 영향을 미친다. 공무원시험의 경우는 학점과 상관이 없다. 일반 기업체나 대학원을 선택하는 경우에도 학점이 취업이나 입학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 취업이나 입학 서류 중 하나일 뿐이다. 나의 경우는 대학원생을 뽑을 때 성적과 면접, 기타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자 한다. 아마 기업체 인사담당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된다.

  성적이 우리의 인생을 좌우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불안에서 벗어나자. 성적이 우리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졸업 후 짧게는 1년, 길게는 5~6년 정도 일 것 같다. 취업을 해서 몇 년 후 새로운 직장을 선택하는 경우, 성적보다는 몇 년간의 업무 경력이 더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학원을 선택하는 경우에도 (2년 혹은 2년 반 후)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에 입학하는 순간 성적보다는 학자로서의 잠재력과 연구업적이 더 중요해 진다.

  인생에 있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학점도 잘 받을 때도 있고 못 받을 때도 있다. 학점에 일희일비 하지 말자. 우리가 7~80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5년 정도 우리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학점 때문에 기죽지 말자.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 대학 4년 동안 실력 배양에 힘쓰자. 졸업 후 성적이 좋든지 좋지 않든지 우리에게 기회는 최소한 한두 번 올 것이라 믿는다. 그 때 우리가 준비되어 있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

  다시 봄이다. 경제는 어렵고, 취업의 문도 좁다. 사회와 학교가 우리에게 강요하는 경쟁의 정도도 점점 더 심해진다. 하지만 꿈과 용기를 갖고 생활하자. 꿈이 있을 때 어려움을 견디어 낼 수 있고, 용기가 있을 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꿈은 우리에게 방향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용기는 우리가 지녀야할 무기이다. 어려운 환경에 주눅 들지 말고, 용기를 갖고 돌파하자. 여러분은 젊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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