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양갱을 만들어 미화노동자에게 전하는 SFC회원들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화이트데이, 연인이 아닌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학생들이 있다. 중앙동아리 SFC(학생신앙운동)는 14일 미화노동자를 위해 약과와 양갱을 전달하는 ‘브라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SFC 최상원 회장은 “사랑을 전하는 날, 우리 주변부터 둘러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시험기간 밤새 쌓여있던 쓰레기통을 다음날 아침 말끔히 치워주시는 청소아주머니들 생각이 나서 그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브라운데이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12일 SFC 회원들은 청소아주머니에게 드릴 고구마 양갱을 위해 경동시장을 찾았다. 장철순(남‧32세) SFC 간사는 “원래 일반 양갱을 만들려고 앙금을 사러 시장에 갔지만 팔질 않아 고구마 양갱을 만들게 됐다”며 머쓱해했다. SFC 회원들은 동아리 선배들의 재정적 도움으로 고구마와 약과를 마련했다. 함께 장을 보고 개운사 근처에 위치한 SFC학사로 모였다. 처음 해보는 양갱 만들기가 쉽진 않았지만 세 시간동안 정성을 담아 빚었다. 오로지 남을 위한 마음으로 모여 묵묵히 양갱을 만들던 최상원 회장과 동아리 회원들의 모습은 소소하지만 행복해 보였다. “나 혼자서는 못할 일을 회원들과 함께 해서 끝까지 할 수 있었어요. 정성을 들인 만큼 좋은 기분으로 받아주셨음 해요”

브라운데이 당일, SFC 회원들은 중앙광장에 마련된 부스에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200개가 넘는 약과를 손수 전달했다. 동아리박람회가 끝날 때까지 “각자의 단과대 미화노동자분들에게 전달해주세요”라며 약과를 건네주는 회원들의 입가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회원들은 부스를 벗어나 예쁘게 포장한 약과와 양갱 꾸러미를 단과대 미화 노동자분들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16개의 포장꾸러미는 회원들의 손에서 서관, 교육관, 이학관, 경영본관 등에  계시는 미화 노동자분의 손으로 옮겨졌다.

청소아주머니들에게 약과와 양갱을 전달하기 위해 서관 구석에 자리한 ‘미화반’을 찾은 변은미(문과대 한문10) 씨는 “브라운데이를 계기로 작은 성찰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며 “이벤트성으로 끝나면 안 될 행사”라고 했다. 은미 씨가 미화반의 문을 열자 무슨 일이냐며 당황하던 미화노동자 김 모(여‧66세)씨도 이내 표정이 밝아졌다. “정성이 들어가서 너무 좋아요. 학생들이 항상 챙겨주니까 고마울 따름이죠. 앞으로도 자주 찾아와 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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