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대, 정경대, 인문대가 이번 학기 새로 도입된 ‘1학년 세미나’ 시행을 유예했다. 1학년 세미나는 1학점 신입생 필수교양과목으로 13학번부터 학기 당 16시간씩 두 학기를 이수해야 한다. 수업은 교양교육실에서 지정한 강좌 4시간과 학과가 자율적으로 계획하는 강좌 12시간 등 총 16시간으로 구성된다. 세종 신입생은 각 단과대학이 자체적으로 구성하는 강좌 12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문과대와 정경대 13학번 신입생은 교양교육실에서 지정한 강좌 4시간(공통-‘성인지 감수성 향상교육’, 문과대-‘역사 속의 고려대학교’, 정경대-‘성공적인 자기주도 학습전략’)만 수강하면 된다. 학점은 인정되지 않지만 출석여부를 성적에 반영할지는 각 단과대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인문대 신입생은 강좌 12시간을 이수하지 않아도 된다.

문과대와 인문대는 1학년 세미나의 도입 취지는 동의하지만 각 학과의 특성을 살리는 세밀한 커리큘럼을 마련하기 위해 유예를 결정했다. 정병호(문과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내년 학과제 변경을 대비해 좀 더 세밀하고 충실한 커리큘럼을 제작할 계획”이라며 “기존의 지도교수와 1학년 학생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개선해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문대도 마찬가지다. 인문대 학사지원팀 강태상 과장은 “학과 자체프로그램을 개발할 시간이 굉장히 촉박했다”며 “질 높은 강의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학장님과 상의해 시행을 1년 유예했다”고 답했다.

정경대는 1학년 세미나제도 도입에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보다 정교한 과목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종민 정경대학장은 “학점을 주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교육이 가능한 주제들”이라며 “학생들의 지적능력과 사고를 키워줄 수 있는 발전적인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시행된 신입생 강좌의 실패를 되풀이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4년 시행된 ‘신입생강좌’는 대학 생활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개설됐지만 과목선택권이 없고 과도한 수강인원으로 인해 학업분위기의 저하와 강의실 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학생들이 단순학점취득에만 목적을 둬 2009년 2학기에 폐지됐다.

다른 학교 역시 본교의 ‘1학년 세미나’와 같이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는 1학점 선택교양형식으로 세미나(‘Freshman Seminar’, ‘Residential Education’)를 운영한다. 2013년 개설된 강좌에는 △신촌의 대학생활에서 살아남기(대인관계비법12가지) △너희가 사랑을 아느냐(성공적인 연애를 위한 실제적 제언) 등이 있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돼 학생과 교수의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다. 서울대는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으로 ‘신입생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전공교수들이 직접 강좌를 개설하며 학생들은 학과에 상관없이 신청이 가능하다. 또한 최대 정원이 20명에 불과해 교수와 학생사이의 효과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다. 조동우(서울대 생명과학11) 씨는 “강의실에서 벗어나 직접 현장을 방문하면서 좀 더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며 “교수님과의 진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도 전공 선택을 할 때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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