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6대 안암총학생회가 18일 열린 ‘2013 교육환경개선운동 발족식’을 전후로 학내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암총학의 교육환경개선운동은 매년 3월 연례행사처럼 실시하던 교육투쟁의 일환이다. 그동안은 총학생회만의 행사라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번엔 학생들을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안암총학은 다소 과격한 어감의 ‘투쟁’이라는 말을 빼고 포스트잇 메모판, 학생회장단 1인 릴레이퍼포먼스, 대자보 홍보 등 예년과 다른 다양한 기획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다른 점은 거기까지다. 어느 해와 마찬가지로 대학의 교육환경이라는 대명제를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은 찾기 힘들다. ‘고려대학교 사고와 표현 vs 메가스터디 인터넷 강의, 어느 것이 더 이득이 되었습니까?’라는 안암총학의 대자보는 철학의 부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대학의 교육을 사설학원업체의 그것과 등가(等價)비교하는 총학생회에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암총학이 내건 13개 요구안은 그동안 학생사회가 축척해 온 하나같이 시급한 현안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매년 되풀이되기만 할 뿐 진척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공허한 외침들은 ‘개나리 투쟁’이라는 메아리로 돌아왔다. 학교 측과 장기적으로 협상해야 할 안건과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안건들을 구분할 여유가 필요하다.

교육은 쌍방향이다. ‘교육환경’에는 학생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낼 수 있는 권리뿐만 아니라 교수자가 학생에게 교육서비스를 제대로 전달할 권리도 포함돼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지각하지 않기, 활발한 강의실토론문화 만들기, 강의 중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 등 조금의 노력만으로 교육환경은 개선될 수 있다. 이번 총학생회의 ‘진짜 다른’ 교육환경개선운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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