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디스플레이의 발전은 컴퓨터, 휴대폰 등 통신기기의 혁신을 가능케 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최근 가장 각광받는 디스플레이는 삼성 제품에 탑재된 AM OLED(Active Matrix Organic Light Emitting Diodes)와 LG, 애플, 펜텍스카이 등의 제품에 탑재된 IPS(In-Plane Switch) LCD이다. 향후 스마트폰 시장은 AM OLED와 IPS LCD 사이의 경쟁체제가 될 전망이다. 2월 LG가 출시한 옵티머스G프로와 3월 공개된 삼성의 갤럭시S4는 모두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점을 강조했다.


ROUND1 : 두께
AM OLED를 내장한 제품이 IPS LCD 제품보다 월등히 얇다. 이는 두 디스플레이가 시각적 정보를 액정에 수신하는 과정에서 빛을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IPS LCD 방식에서 빛의 원천은 기기 내에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백라이트다.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은 액정소자가 촘촘히 배열된 패널을 거쳐 액정에 도달하는데 이 과정에는 유전 분극 현상이 일어난다. 유전 분극 현상은 부도체(不導體)에 대전체(帶電體)를 가까이 하면 전하의 배열이 규칙적으로 변해 전기적 방향성을 띠는 것을 말한다. 이는 부도체 내부의 전기 쌍극자가 전기장의 방향에 따라 움직여 발생한다. 다시 말해, IPS LCD 내부의 액정소자는 유전 분극 현상에 따라 자유자재로 구조를 바꾸므로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의 투과 정도를 조절해 화면에 구현하는 것이다.

반면 AM OLED는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한다. 유기 발광 다이오드는 1963년 발견된 유기물질로 박막에 전자를 주입하면 전자가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옮겨가면서 생긴 구멍인 정공과 유기층에서 재결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때 안정 상태였던 전자가 일정 에너지를 흡수하는 재결합을 통해 ‘여기상태(준안정상태)’를 형성한다. 그러나 전자는 안정 상태로 돌아오려는 성질이 있으므로 에너지를 방출하여 빛을 만든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AM OLED는 그만큼 제품의 두께를 줄일 수 있다. 특히 IPS LCD보다 단순한 구조로 이뤄져 있고 유리 대신 특수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할 수도 있어 손목에 차는 스마트폰, 옷처럼 입는 디스플레이 등 더욱 얇고 유연한 기기를 만들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원 유명한 씨는 “AM OLED는 미래의 핵심 산업인 ‘웨어러블(wearable) 컴퓨터’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ROUND2 : 수명
디스플레이의 수명은 IPS LCD가 5만 시간으로 AM OLED보다 약 2만 시간 더 길다. 이헌(공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AM OLED는 유기체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LCD보다 내구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AM OLED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색, 녹색, 청색의 OLED 소자가 화소 형태로 구동돼야 한다. OLED 소자는 간혹 전극 돌기들의 접촉으로 직접회로 형태로 변해 갑자기 많은 전류가 흐르는 단락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소자 내부에 암점을 형성해 발광효율을 떨어뜨려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뿐만 아니라 OLED가 스스로 빛을 내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열은 재료의 응집 현상을 초래해 제품의 휘도 및 수명에 영향을 준다. 반면 IPS LCD 방식은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을 패널이 통과시켜주기만 하면 돼 열화현상이 거의 없고 안전성이 높아 수명이 상대적으로 길다.

AM OLED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은 화소의 배열을 바꿔 수명을 증가시키는 ‘펜타일 방식’을 개발해 갤럭시S3에 적용했다. 기존의 AM OLED 디스플레이방식에서 적색, 청색, 녹색 화소 중 파랑색 화소는 나머지 두 화소보다 두 배 가량 빨리 소모된다. 하지만 적-청-녹 배열의 RGB 방식에서 벗어나 적-녹, 청-녹 등 2개의 서브픽셀로 이뤄진 펜타일 방식을 이용하면 청색 화소의 소모를 줄여 수명을 늘릴 수 있다.

ROUND3 : 색감 및 명암비
색 표현에 있어 AM OLED와 IPS LCD는 각각 장단점을 가진다. 먼저 IPS LCD는 왜곡 없이 정직한 색감을 표현하는 데 유리하다. 이는 앞서 언급한 RGB 방식과 펜타일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IPS LCD가 이용하는 RGB 방식은 각 소자의 화소 크기가 달라 색감 왜곡 현상이 있는 AM OLED의 펜타일 방식과 달리 화소를 균등하게 사용해 색감이 정직하며 화이트 밸런스가 우수하다. 빛의 삼원색인 적색 청색 녹색이 균일하게 섞일수록 순수한 흰 색깔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박정선 씨는 “이것이 LG가 두께 상의 불리함을 무릎 쓰고 스마트폰에 IPS LCD방식을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AM OLED는 대형화면에 고해상도를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공정수율이 낮아 생산비용이 매우 높아 대량의 픽셀을 한정된 화면에 집어넣는 고해상도 제품 생산에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유기 발광 기술을 발전시켜 생산 단가를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 최근에는 해상도 440ppi 영역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441ppi를 구현하는 풀HD 수퍼아몰레드가 등장하는 등 활발한 기술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AM OLED는 백라이트 빛에 의존하는 IPS LCD와 달리 각 소자별로 정교하게 밝기를 조절할 수 있어 명암비가 약 2000배 높다. 명암비는 흰색부터 검정색까지 밝기의 단계로 높을수록 사물이 뚜렷해 보인다.

각각의 극복과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AM OLED의 약점은 번인(burn-in), 즉 화면 번짐 현상이다. 화면 번짐 현상은 OLED의 각 소자가 유기화합물을 태워 빛을 내는 과정에서 각 화소들의 수명이 불규칙하게 줄어들어 해당 화소의 밝기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화면에 잔상이 남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이헌 교수는 “번인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물질을 대체할 새로운 물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IPS LCD는 1996년부터 연구·개발돼 안정적이고 완성단계의 기술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기기 내에 백라이트를 반드시 내장해야해 유연하고 얇은 디스플레이 구현에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LG디스플레이 박정선 씨는 “IPS LCD의 한계를 인지하고 있기에 최근 AM OLED에 대한 투자·연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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