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총학생회가 18일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세종총학생회(회장=박광월, 세종총학)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당국이 세종캠퍼스 내 박사학위 미 소지자에 대한 촉탁강사 임용을 제한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세종총학은 학교 측이 강사 임용 기준을 강화하여 50명이 넘는 촉탁강사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핵심교양 18강좌 등 다수의 강좌가 폐강됐다고 주장했다.

박광월 세종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의 무리한 인사지침으로 강의 수가 줄어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며 “강의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명목으로 강사를 해임한 학교가 사후 대책을 마련해 놓지 않아 오히려 강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학기 세종캠퍼스의 촉탁강사 인원은 2012년 1학기에 비해 57명 감소했다.

학교 측은 박사학위 미소지자에 대한 강사 임용제한이 학생들을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류문찬 경상대학장은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강사 분들을 임용하는 것은 강사가 제공하는 강의에 대한 일종의 자격증명을 하는 것”이라며 “학교의 이러한 방침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강의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또한 다수의 강좌가 폐강돼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됐다는 세종총학의 주장에 대해 학교 측은 오히려 수업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최재현 교무지원팀 과장은 “2012학년도 1학기 보다 2013학년도 1학기에 개설된 교양강좌 수는 645개에서 750개로 늘어났다”며 “2013학년도 1학기의 강의 당 평균 학생 수 또한 36.14명으로 2012학년도 1학기의 36.96명보다 한 명 가량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늘어났다고 주장하는 105개의 교양과목 중 47개 과목은 요가, 베드민턴 등의 체육과목이다. 이에 비해 학생들이 필수로 들어야하는 핵심교양 강의는 오히려 감소해 일부 핵심교양과목에 학생들이 지나치게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박사 학위 소지자만이 학생을 교육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2012학년도 1학기 본교에서 ‘문화예술경영론’을 강의했던 이철순(57·양평군립미술관장) 씨는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만이 강단에 설 자격이 된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사고”라며 “학문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책상물림 학문만이 아닌 현장에서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해줄 수 있는 강사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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