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이계안 이사장과 만나 안철수 후보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계안 이사장이 안 후보와 현재 정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정치행보를 재개했다. 기업가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지내 안 후보와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이계안 2.1연구소 이사장을 만나 안 후보의 행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전문 경영인 출신 정치인으로서 안 후보를 어떻게 보는지
“정치와 무관한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이라도 공의를 내세우고 공공을 위해 헌신하려 한다면 정치를 할 수 있다. 물론 기업에서 일했을 때의 목표, 가치관, 의사결정방식은 정치에서의 그것과 차이가 많다. 기업에서는 목표를 정할 때 달성여부를 평가하고 효율성을 따진다. 그러나 정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정의를 따랐고 과정이 좋았는가가 중요하다. 기업은 1원 1표지만 정치는 1인 1표다”

- 안 후보의 노원(병) 출마가 지역구민을 위하기보다 더 큰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위한 수단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역을 잘 아는 것은 국회의원에게 필요하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특정 지역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한정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지역주민의 삶을 책임지는 것은 구청장을 비롯한 지역자치단체장, 광역자치단체장의 일이다. 실제로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를 위해 일한다. 지역을 잘 아는 인물을 놔두고 다른 인물을 내세운다고 비난할 순 없다”

- 안 후보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평가도 많다
“안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에 적극 응하지 않고 투표일엔 미국으로 떠나는 모습은 책임감이 부족해 보였다. 그런 모습에서 국민은 안 후보가 아직 정치입문에 대한 결단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 안 후보의 추후 행보를 전망한다면
“국회의원이 무소속으로 활동하면 국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힘은 300분의 1밖에 안 된다. 현재로선 신당창당의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그러면 현역 의원들과 사회적으로 영향 있는 사람들을 무조건 끌어 모으기보다는 하나의 기치를 세우고 그를 구현하기 위한 강령과 정책을 만드는 과정을 우선 정립해야 할 것이다”

- 대선과는 비교해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무엇이 다른가
“대통령 선거 당시 안 후보는 자신의 열혈 지지자들 앞에서만 말해서 청중을 설득하는 어려움을 겪지 못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선 자신에게 관심 없는 주민이나 반대하는 사람을 만나고 설득해야 한다. 현재 노원 병의 상황을 보면 10명 중 많아야 4명이 투표할 것이고, 그 중 많아야 2명이 안 후보를 선택해줄 것이다. 나머지 8명의 마음을 돌리려면 현실 정치를 펼쳐야 한다. 안 후보의 당락을 섣불리 예단할 순 없지만, 후일 국회 정치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 정치 현장에서 자신의 신념과는 다른 정치적 거래도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전 국회의원은 당 의석 수가 2~3석으로 국회 내에서 아무런 힘을 행사할 수 없게 되자 당시 정치적 성향으로는 가장 먼 이회창 전 국회의원과 손을 잡고 합당했다”

- 20대의 안 후보에 대한 지지는 연예인을 향한 팬덤과 비슷한 양상을 띤다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팬덤으로 보는 것은 변화에 민감한 20대의 정치의식을 명확히 규정한 것이라고 보인다. 나쁘거나 배제해야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 다만 팬덤 현상을 기반으로 하는 지지는 지속되기 어렵다”

- 정치권에선 안 후보의 정치성향을 어떻게 바라보나
“안 후보를 보수라 할 수도 없지만 진보라고 하기도 어렵다. 지난 대선에서 안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더 보여줬을 뿐이다. 만약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의원 대신 유시민 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대신 홍정욱 전 의원이 대선후보로 나왔다면 국민은 안 후보의 성향을 현재와 다르게 평가할 수도 있다”

- 안 후보가 제도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안 후보는 정치적으로 절박해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안 후보가 정치에 실패하더라도 또 다른 분야로 방향을 틀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정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서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없게 해야 한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