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승무원을 폭행한 일명 ‘포스코 라면상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남양유업 직원의 ‘막말 동영상’이 또 불거졌다. 이제는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이제는 해외로 외교활동을 하러 간 청와대 대변인/정부인사의 성추행 문제가 불거졌다. 이런 식의 뉴스로 조용할 날이 없는 요즘이다. 그런데 예전이라면 모르쇠로 넘겼을지 모를 이런 일들에 관계자들의 ‘읍소’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구구절절한 사과문은 기본이다. 이제는 사과를 위한 기자회견까지 연다.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사과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잘못된 일 수습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사과 ‘보여주기’에만 혈안이 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묵묵히 잘못한 일에 대해 인정하고, 서둘러 그것을 고치려 하는 모습이야말로 백번의 기자회견보다 강력한 사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잘못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사과를 얼마나 구구절절하게 하는지가 아니다. 본질은 그곳에 있지 않다.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빠른 피드백이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머리를 조아리며, 혹은 눈물을 흘리며 사과만 하는 것은 결코 용서로 연결되지 않는다. 음주운전을 하고 짧은 ‘자숙의 시간’을 가진 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사과하는 연예인에 대중은 냉소적인 시선을 보낼 뿐이다. 왜 사과문을 올리고 담당자를 문책한 남양유업엔 소비자의 용서 대신 불매운동이 이어지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사과는 미덕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사과했다고 해서 그걸로 끝내는 것이 아니다. 사과를 한 뒤에 바로잡으려는 행동이 뒤따를 때 진정으로 그 사과가 빛날 수 있는 법이다. 오늘도 뉴스 헤드라인엔 ‘사과문’이라는 단어가 가득하다. 입에 발린 사과에만 급급한 그들이 결코 곱게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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