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도 생활협동조합(생협) 준비모임인 ‘마중물’이 생기며 생협설립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생협이 활성화돼 있는 다른 대학교들은 어떤 방식으로 생협을 운영하고 있을까.

서울대, 전체 학생 복지 우선
서울대는 총 구성원 3만 여명 중 2000여 명 정도가 생협에 가입 돼 있다. 그 중 학생은 1600여 명으로 80%를 차지한다. 서울대의 경우 1만원을 출자하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기존의 협동조합과 달리 서울대 생협은 조합원 외의 구성원들까지 포함한 전체 학생들을 위한 후생복지를 우선시 한다. 서울대 생협 총무팀 이웅기 팀장은 “소비자 생활협동조합법에 따르면 조합원만 혜택을 누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학 구성원 누구나 이용하도록 해 전체 구성원의 후생복지를 위해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구내식당의 적자를 매점과 카페운영에서 메워 간신히 흑자경영을 하고 있다”며 “조합원 수와 매출을 늘리기 위해 대학신문과 대학포털에 생협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이나 활동 등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가 조합원인 연세대
연세대는 출자금이 등록금 고지서에 포함돼 있어, 자동으로 생협에 가입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3년부턴 교육기술부의 권고에 따라 잡부금을 등록금과 별도로 납부하도록 해 신입생은 선택적으로 가입하도록 했다. 올해는 신입생 50%정도가 생협의 조합원이 됐다. 연세대 생협은 학교 및 재단과의 충돌이 잦은 타 생협와 달리 학교의 별도 기관으로 인정받으며 학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연세대 생협은 국제캠퍼스의 후생복지를 책임지게 되면서 업무가 확장됐다. 연세대 생협 기획총무팀 권훈 주임은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들이 국제캠퍼스에 진입하는 것을 꺼려해 생협이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의 힘으로 생협을 지켜낸 세종대
세종대 총학생회는 1987년 학교와의 대립을 통해 대학 내 복지사업 전체를 인수했지만 이후 정부의 지시에 따라 복지사업의 운영권이 학교로 회수됐다. 학생만 참여했던 생협이 해체된 뒤 2001년 학내 구성원 모두가 조합원이 되는 생협이 설립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현재 세종대 총 구성원 1만 2000여 명 중 생협에 가입된 사람의 수는 5300명이다. 이 중 학생의 비율은 70% 이상이다. 세종대 생협과 학교의 충돌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학교 측은 생협 철수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에서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에 학생과 외부 협동조합 관련 단체들이 반발했고 학생과 학교가 합의하에 조건부로 생협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세종대 생협 교육홍보팀 한세희 팀원은 “외부의 기업이 학교에 장학금이나 보조금을 내고 교내에 입점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학교 입장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수익을 확보할 기업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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