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실 대학에서 추구하는 학문과 지식이 그 이름에 걸맞게 절대적으로 크고 높은 것이라면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절대적 지혜의 길을 깨닫고 그 길을 따라 나아감으로서 개인의 행복뿐 만 아니라 최고의 선인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대학은 스스로 대학의 길을 잘알고 있는 가, 지금 가는 길이 맞는 길인가, 진정 바른 길을 가고 있는 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교정이 없이 교수들에게는 외국어강의, 논문편수 증대와 연구비수주를, 학생들에게는 학문과는 상관없는 스펙쌓기와 취업이라는 양적인 성과를 독려하며 속도전을 전개하고 있다. 바른 방향이 설정되지 않은 채 무조건 달리다보면 그 길의 과정과 결말은 보장할 수가 없다. 인문학은 본질적으로 저속력(低速力)이며 절대적인 학문으로서 과거의 산물을 오래된 기계처럼 용도폐기하지 않는다. 빠르게 달리는 자는 설령 사유한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정적인 상태에서만큼 멀리 깊고 넓게 바라보고 판단할 수가 없다.
매우 오래전부터 대학 축제가 각과의 아카데믹한 전공축제가 아니라 전교생이 마치 졸업 후 전원 유흥업소를 차릴 기세로 모든 과가경쟁적으로 술병과 안주를 나르며요리하고 주점을 차리고 밤새 술판을 벌이고 있는데 이 모습을 아무도 염려하지 않으며, 심지어 대학생들조차도 축제기간 중 최대의 관심이 유명연예인이 출연한다는 입실렌티의 표구하기가 되었다. 대학축제의 수준이 점점 저하되어가는 데도 대학당국과 사회는 학생들이 무엇을 하는 지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는 그것이 대학문화이며 축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학이 추구해야 할 참된길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모습에 대하여 아무 생각이 없거나 대학에서 인생의 길을 찾으러 온 학생들에게 참된 길을 제시하는 데는 관심이 없는 것일까? 모든 대학들이 글로벌리더 양성을 꿈꾼다.그러나 현재 우리는 지금까지 국내 최고의 상아탑을 거쳐 간 사람들이 어처구니없거나 불미스런 사건들로 국내외 톱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인문학에서조차 양적 성과만을 채찍질하는 분위기에서는 수 천 년은 커녕 당대라도 영향을 끼칠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인문 서적 한 권 나오기도 어렵다.
지난 축제 기간 동안 학생들을 바라보며 우울한 한 주를 보냈던 나는 이제 캠퍼스 곳곳에서 절박한 유령처럼 빠르고 위협적으로 불쑥불쑥 나타나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부여잡고 묻고 싶다. 도를 아십니까? 인문학의 도는 아십니까? 대학의 도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가는 그 길이 진짜 사람이 되는 참된 길인가요? 제발 가르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