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온 캠퍼스가 들썩였던 지난 주, 세종 구성원들은 그야말로 ‘긴박한 7시간’을 보냈다. 21일 오후 6시 기숙사에서 한 장의 유서가 발견됐다. 룸메이트는 이를 호연학사 생활지원팀에 신고했다. 사건은 새벽 1시 30분경 해당 학생의 부모로부터 학생이 귀가했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해프닝으로 끝났다. 사건이 최초 접수된 시각은 교직원이 퇴근하고 학생은 흥겹게 축제를 즐길 때였다. 자칫 아무도 모르게 친구 한 명을 잃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는데도, 세종 전 재학생에게 긴급메시지를 전파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대책을 강구했던 구성원의 신속하고 책임감 있는 조치는 미담(美談)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이번 사례와 같은 비상시에 대한 ‘매뉴얼’이 전무하다는 것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2011년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의 이유로 징벌적 등록금제도 등 카이스트만의 구조적인 제도도 지적됐지만, ‘고립된 공간’에서의 학생의 심리적 안정을 관리하는 학교의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비판도 일었다. 세종시는 대전보다 더 고립된 공간이다. 세종시엔 혈기왕성한 대학생들이 자신의 혈기를 해소할 공간과 기회가 마땅찮다. 세종캠퍼스도 이러한 학교의 지리적 여건을 고려해 스스로 ‘명품 글로벌 레지던스 스쿨’을 지향하고 있다. 세종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살’ 등의 학내외 여러 문제에 대한 대비한 예방책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당국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서로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 세종은 통학시간 때문에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학내사안과 주변에 무관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번 사건과정에서 학교가 발송한 긴급메세지에 많은 학생들이 답을 하고 정보를 제공했다고 한다. 세종 구성원은 서로에게 누구보다 끈끈한 애정과 관심을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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