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중앙도서관은 다른 대학에 비해 좋은 시스템과 여건을 갖추고 학생들을 맞는다. 도서관 측은 독서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강연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학생이 요청하는 신간도서 구입에도 적극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학기엔 본지와 함께 ‘북적북적’ 독서캠페인을 진행하며 우수독후감에 시상을 하고, 열람실 내 별도코너를 만들어 학생들의 독서욕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고대신문의 도서관 관련 기사는 대부분 ‘이렇게 좋은 독서환경을 두고도 책을 읽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내용이다.

  그러나 세종캠퍼스에선 이와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 모양이다. 세종학술정보원이 예산 감축으로 인해 5월부터 단행본을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전공서적 외 시사, 교양 등 일반 단행본 구매는 다음 학기에도 이뤄지지 못할 듯하다. 세종학술정보원의 올해 도서구입비는 5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이 감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서관에 대한 인식개선과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진행했던 ‘Libray Festival’도 예산문제로 지난해부터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김상봉 교수가 ‘행정계량분석’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교내시설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세종학술정보원은 학생들로부터 도서의 양과 종류가 적다는 지적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구입 중단의 원인이 등록금 인하 때문이라는 답변은 궁색하다. 등록금을 낮췄으니 그만큼 책을 구입하지 못한다는 말은 대학당국의 허술한 교육철학을 자인하는 셈이다. 도서관은 대학의 중심이자 학문의 상징이다. 대학의 학문적 역량과 동력이 응집된 공간이기에 책이 흐르지 않는 도서관에서 학문적인 성장과 번영은 있을 수 없다. 학교 당국은 조속히 예산의 재조정을 통해 도서관의 도서구입이 끊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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